[온라인 月 10조 시대] 저가공세 내세운 이커머스 치킨게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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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月 10조 시대] 저가공세 내세운 이커머스 치킨게임 언제까지?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6.17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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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적자 행진 불구 공격적 사업확대…위메프 ‘저격전략’·티몬 ‘안정화’ 대응책 갈려
(왼쪽부터) 쿠팡 본사, 위메프 본사
(왼쪽부터) 쿠팡 본사, 위메프 본사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저가공세를 바탕으로 국내 유통지도를 바꾸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치킨게임’이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쿠팡을 중심으로 저가 전략에 혈안이 된 상태다. 각 업체들은 쿠팡을 견제하면서 전면에 ‘쿠팡보다 저렴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저가공세 흐름은 쿠팡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010년 창립된 이후 5년 만에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액 4조4427억원의 ‘유통괴물’로 성장했다. 

쿠팡의 저가공세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한 근거있는 자신감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투자받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손 회장이 전 세계 투자자로부터 1000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만든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570억원)를 유치한 바 있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비공개 금액까지 합칠 경우 최대 5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은 것으로 추산한다.

쿠팡 측은 작년 1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음에 불구하고 아직 저가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놓고 선점효과를 누려야 앞으로도 업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격적 사업확대를 통해 쿠팡이 시장을 호령하면서 견제하는 업체도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의 견제도 존재하지만, 가장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것은 위메프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생필품 최저가 선언’을 통해 쿠팡을 저격한 바 있다. 자사 사이트에서 쿠팡보다 비싼 생필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차액의 2배를 보상해준다고 밝혔다. 자사 식품 카테고리 매출 1~50위 상품 가운데 74%인 37개가 C사 상품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위메프가 쿠팡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점과 달리 티몬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티몬은 2010년 설립 이후 한 번도 이익을 낸 적이 없으며 현재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이진원 대표를 선임하며 적자탈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가공세·사업확장보다 내실을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티몬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5000만달러(593억원)의 투자를 받긴했지만 이는 지난해 손실규모(1255억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이 저가공세에 속도를 조절해야 시장 전체가 안정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출혈경쟁 무대를 만들어낸 업체는 대형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는 쿠팡이며, 시장 안정화는 전적으로 쿠팡에 달렸다”며 “쿠팡 측은 한동안 사업확장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보여 시장 내 치킨게임은 앞으로 최소 3년 이상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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