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한국당 탈당해 친박신당 창당키로...연동형 비례제에 보수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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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한국당 탈당해 친박신당 창당키로...연동형 비례제에 보수 분열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6.16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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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서 "탄핵 때 자결하려고 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말려" 주장
대한애국당에 합세 신당 추진...박정희 향수 겨냥 '신공화당'으로 정해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탈당 선언을 한 홍문종 의원은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탈당 선언을 한 홍문종 의원은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친박계(친박근혜계) 핵심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탈당과 친박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홍 의원의 탈당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과 함께 연동형 비례제가 현실화될 경우 극우세력의 몰표로 친박신당이 생존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정치권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의 돌풍을 기억하는 정치권 인사들에게는 적잖은 긴장감을 주고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의원이 우리와 함께하게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모시고, 홍 의원과 함께 다음 총선을 준비하겠다"고 썼다. 홍 의원은 내주 초 탈당계를 한국당에 제출할 계획으로, 홍 의원이 입당하면 절차를 거쳐 대한애국당에서 친박신당인 '신공화당'으로 당명을 바꾼다. 신공화당은 박정희 정부의 민주공화당(공화당)을 모태로 했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을 앞세워 내년 총선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탄핵당시 제가 박 전 대통령에게 도저히 돌파할 길이 없어 저라도 죽어서 낱낱이 역사와 민족에 고해바치고 자결하겠다고 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무슨 소리냐. 젖먹던 힘을 다해 탄핵정국을 이겨내면 태극기 승리 찬가의 날이 올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태극기 부대를 향해 "위대한 태극동지들은 조금만 참아라. 이제는 위대한 태극동지들이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와 함께 청와대로 입성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홍 의원이 한국당 탈당을 강행하는 데에는 과거 친박연대의 영광을 재현함과 동시에 여야 4당이 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등에 업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08년 친이계(친 이명박계)가 친박계를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킨 이른바 공천 학살 이후 서청원, 홍사덕 전 의원은 ‘박근혜’ 이름을 걸고 친박연대를 출범시켰다. 이게 친박신당 원조인 친박연대다. 불과 총선 보름전에 창당된 친박연대는 당시 14석(지역구 6석, 비례대표 8석)을 차지하는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물론 지금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어 친박계의 세가 가라앉은 상태지만, 소선거구에서의 당선 숫자와 무관하게 정당득표율에 의해 의석수가 결정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대한애국당이 레버리지로 사용할 경우 상황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경우 정당이 받은 표에 비례해 의석수가 결정되므로, 사표 심리에 의해 거대 정당으로 표가 치우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대한애국당에게 가장 유리한 제도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대표는 홍 의원이 대한애국당으로 입당하는 것은 친박연대의 과거를 재현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시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장 이익을 많이 보는 것은 우리당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여야간 합의처리 했던 선거법을 날치기 한 나쁜 사례다.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이건 홍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홍 의원이 대한애국당에 입당하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이번 총선은 경제심판 차원도 있지만, 이념 문제가 함께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조원봉 발언으로 이미 (우리당에) 전쟁을 선포 했는데, 이번 선거는 '김일성 대 박정희', '문재인 대 박정희'라는 이념간 대결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황교안 대표는 이념문제에 약해서 지금의 한국당 구조로는 총선을 준비할 수 없고, 권력을 찬탈 당한 박근혜만이 그(문재인)를 끌어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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