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정정용호, 한국남자축구 새 역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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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웠다’ 정정용호, 한국남자축구 새 역사 쓰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6.16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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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만에 4강 넘어 FIFA 대회 첫 준우승
이번 대회 4승 역대 최다승, 비결은 원팀
이강인·최준·조영욱 등 한국축구 미래 확인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목에 메달을 걸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목에 메달을 걸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사상 첫 U-20 월드컵 정상 도전에 나섰던 리틀 태극전사들이 결승에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6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U-20 월드컵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역전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결승전 패배로 인해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FIFA 주관대회 첫 우승의 꿈은 깨졌다. 하지만 이미 결승 진출만으로도 역대 최고 순위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의 FIFA 주관 남자대회 최고 성적은 3위였다. 클럽대항전인 FIFA 클럽월드컵에서 2009년 포항이 3위를 차지했다. 지난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4강 진출을 이룬 뒤 모두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남녀를 통틀어서 우리나라가 FIFA 주관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U-17 여자월드컵에서 최덕주호는 맞수 일본을 결승에서 꺾고 월드 챔피언이 됐다.

정정용호는 이번 대회에서 4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세네갈과 8강전은 승부차기 승리여서 공식 기록은 무승부다. 한국이 작성한 4승은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사상 FIFA 주관 대회 최다 승리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3승 3패,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3승 2무 2패 등 3승이 한국 남자축구 FIFA 주관대회 최다승이었다. 정정용호가 여기에 1승을 더 보태 신기록을 작성했다.

사실 이번 U-20 대표팀은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빅클럽으로 분류되는 발렌시아 소속의 이강인을 제외하면 대중적 인지도가 다소 부족한 선수들이 스쿼드를 차지하고 있던 터라 주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정용호는 ‘원팀’ 정신으로 똘똘 뭉쳤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이나 남아공과 2차전은 이강인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 부터 정정용호는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원팀’이 돼 역사를 써내려갔다.

16강전에서는 강한 정신력으로 숙적 일본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혈투를 펼친 끝에 어게인 1983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4강전에서 에콰도르까지 물리치며 기적을 썼다. 모두가 똘똘 뭉쳤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경기를 치러가면서 더 단단해졌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2001년 생 이강인의 활약은 도드라졌다. 이강인은 자신보다 2살 많은 형들을 상대로 이번 대회서 2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며 대회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중요한 순간 상대팀의 골망을 흔들었던 ‘장신 공격수’ 오세훈과 조영욱·최준 그리고 ‘특급 조커’ 엄원상 그리고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슈퍼 세이브’로 한국 골문을 든든히 지켜냈던 거미손 이광연까지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 유망주들이 배출됐다.

정정용 감독 역시 이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의 발전하는 모습을 봤다. 앞으로 한국축구에서 5년, 10년 안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기회가 되면 좀 더 큰 무대를 접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충분히 기대되는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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