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발 기준금리 인하 시사에 은행권도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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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발 기준금리 인하 시사에 은행권도 동요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6.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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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 1%대로 줄줄이 ↓…저금리 시대 우려 속 전문가들 "대체·분산투자 해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은행권이 기준 금리가 인하되기도 전에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연 2%대 정기예금은 일제히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여기에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선을 그었던 이주열 한은 총재마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2일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고, 금융시장은 이미 ‘3분기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5월 말~6월 초 일제히 일부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0.2%p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위비SUPER주거래예금2’의 확정금리형 1년제 기본금리를 연 2.0%에서 연 1.90%로 0.1% 포인트 낮췄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일부터 ‘369정기예금’의 1년제 기본금리를 0.2% 포인트 낮췄다. 금액에 따라 1억원 이상은 연 2.10%에서 1.90%로, 3000만원 이상은 연 2.05%에서 1.85%, 300만원 이상은 연 1.95%에서 1.75%로 떨어졌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시장금리와 연동되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쏠편한 정기예금’의 1년제 적용 금리를 연 1.84%에서 1.81%로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KB Star 정기예금’의 1년제 적용 금리를 연 1.84% 수준에서 1.76%로 인하했다. 이 상품들은 각각 일간·주간 단위로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예금 금리가 조정된다.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의 하락이 시장금리 추세에 따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경기하강 우려에 더해, 기정사실화한 올 하반기 금리인하가 선반영되며 금융채 금리가 내리면서 예금금리 인하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낮아지며 수익원이었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줄어 역마진까지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를 설명했다. 실제 한은이 발표한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대출금리는 3.48%로 전월(3.53%)보다 0.05% 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7년 9월(3.41%)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저금리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자산관리 방식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대 예금금리로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작아진만큼 해외투자나 부동산 구조화 상품 등에 대체·분산투자해 이익을 높이면서도 위험을 분산할 것을 권하고 있다.

송재원 신한PWM서초센터 PB는 "당분간 금리가 오르긴 쉽지 않은 구조로, 국내에서 정기예금이나 확정된 채권 상품으로 앞으로 2% 이상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해외 채권에 투자하거나 해외 채권펀드에 가입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를 가속화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수신금리와 대출금리의 금리산정 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금리 인하기에 예금금리를 빨리 내리는 반면 대출금리를 늦게 내린다는 것이다. 반대로 과거 금리가 오를 땐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를 뒤늦게 올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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