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어디로?] KCGI와 갈등 ‘고조’…경영권 전쟁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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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어디로?] KCGI와 갈등 ‘고조’…경영권 전쟁 불붙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6.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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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조현민 경영복귀에 “책임경영 원칙에 반한다” 비난
한진그룹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KCGI 주장 반박하며 맞불
내년 초 한진칼 주총서 조원태 사내이사 연임건으로 표 대결 예고
지난 3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항공 미디어브리핑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항공 미디어브리핑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영복귀로 한진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갈등이 고조 되고 있다. 경영권을 둘러싼 이들의 신경전은 내년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 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현민 한진칸 전무의 경영복귀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조 전무는 지난 10일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지난해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 이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지 약 14개월 만이다.

KCGI는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전력이 있는 조 전무가 자신이 일으킨 각종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CGI는 한진칼 이사들에게 △조 전무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진에어 등 한진칼 보유 계열사 주가 폭락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대응 조치 △조 전무 재선임이 이루어진 배경과 재선임과 관련한 이사회의 역할 △조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기준 등을 묻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이에 한진그룹도 입장자료를 내고 KCGI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한진그룹은 “조 전무의 채용은 내규에 따라 적법하게 채용한 것”이라며 “임원의 채용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조 전무는 대한항공, 진에어 등 한진그룹에서 10여년 이상 광고,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풍부한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그룹의 전반적인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한편,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는 최근까지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KCGI가 보유중인 한진칼 지분은 15.98%에 달한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17.84%)과의 지분율 격차는 불과 1.86%p 차이다.

최근에는 검사인 선임을 위한 소송을 제기하고,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KCGI는 조 전 회장의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이 적법했는지를 문제 삼았다. 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선임 과정과 관련해서는 주총이나 이사회의 결의가 이뤄졌는지 등을 살펴보고자 검사인 선임을 요청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KCGI가 내년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총 전까지 지분율을 20%대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우호지분 28.95%가 조원태 회장 등 삼남매에게 고스란히 상속될 가능성을 고려해 내년 주총에서 본격적인 경영권 견제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KCGI가 한진칼 보유 지분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오너가의 우호 지분은 28.9%에 달한다”며 “보통 주총 참석률이 80% 이하임을 고려하면 오너가는 8~10%가량만 추가로 확보하면 되지만 KCGI는 20% 이상을 들고 있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KCGI가 한진 오너 일가를 견제하는 데 성공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양측은 조원태 한진칼 사내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연임을 둘러싼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KCGI가 지난 3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연임 저지에 실패하면서 내년 주총을 앞두고 한진칼 지분을 계속 늘리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다만, 한진그룹 일가는 상속세라는 걸림돌이 있고, KCGI 역시 최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미래에셋대우에서 빌린 대출을 연장할 수 없게 되면서 양측 모두 쉽게 승리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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