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태극전사, 새 역사 원동력은 ‘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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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태극전사, 새 역사 원동력은 ‘원팀’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6.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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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외 대중적 인지도 높지 않아
선수단 전원 하나로 뭉쳐 결승 진출
잘 지지 않는 팀, 원팀 정신서 나와
에콰도르를 물리치고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한국 선수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에콰도르를 물리치고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한 한국 선수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에콰도르를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정정용호는 지난 1983년 세계청소년 선수권 박종환 사단과 2002 월드컵 히딩크호의 4강을 뛰어 넘어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

사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 U-20 대표팀은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빅클럽으로 분류되는 발렌시아 소속의 이강인을 제외하면 대중적 인지도가 다소 부족한 선수들이 스쿼드를 차지하고 있던 터라 주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정용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정정용 감독은 ‘어게인 1983’을 외쳤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것이었다. 선수들은 오히려 더 높은 목표를 외쳤다. 이강인은 “4강보다는 우승을 목표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이나 남아공과 2차전은 이강인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 부터 정정용호는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원팀’이 돼 역사를 써내려갔다.

16강에서 강한 정신력으로 숙적 일본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혈투를 펼친 끝에 ‘어게인 1983’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4강전에서 에콰도르까지 물리치며 기적을 썼다. 모두가 똘똘 뭉쳤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경기를 치러가면서 더 단단해졌다. 감독이나 선수 할 것 없이 누구나 인터뷰 때마다 “원팀”을 외쳤고 실제 그것이 이뤄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막내’ 이강인의 활약은 도드라졌다. 하지만 결코 이강인만의 힘으로 결승 진출을 이룬 것은 아니다. 오세훈·엄원상·조영욱·정호진·김현우·황태현 그리고 거미손 이광연까지 모든 선수들이 함께 이룬 성과다.

이번 대표팀에는 주 득점이 따로 없다. 주득점원이 따로 없다는 건 공격루트가 다양하다는 걸 의미한다. 공격수부터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에서 득점을 올리고 있다. 공격수 조영욱과 오세훈·미드필더 이강인 그리고 수비수 김현우와 이지솔·최준이 1골씩 넣었다.

정정용 감독도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원팀 정신을 꼽았다. 선발과 벤치 멤버를 가리지 않고 하나로 뭉치고,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나보다 우리를 생각했다. 정정용 감독은 “우리 팀은 감독부터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 하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서로를 신뢰하는 원팀이 되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장점이다”고 밝혔다.

에콰도르와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최준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두 한 팀이 됐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결국 정정용 감독 스스로 ‘꾸역꾸역팀’으로 묘사한 잘 지지 않는 팀은 바로 원팀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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