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 분열시키고 순방" 文대통령 '김원봉 발언' 후폭풍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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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 분열시키고 순방" 文대통령 '김원봉 발언' 후폭풍 거세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6.09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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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北정권과의 관계 유지에만 매달려 호국의 역사 저버려"
윤상현"왜 이번만 일생 전체로 판단? 역사 지우려는 좌파 의지"
이낙연 "무엇이 진정한 통합이냐에 대한 철학의 차이로 논쟁"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 선생을 광복 후 국군 창설의 뿌리로 공식 평가한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권에서는 김원봉의 해방 후 월북 활동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반면 관련 시민단체들과 청와대 게시판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하지도 않는 서훈 자격 언급까지 올라오면서 역사적 판단을 둘러싼 논란은 점점 복잡해 지는 양상이다.

▮나경원 "추념사로 국민 분열시킨 후 순방길 올라"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을 떠난다. 상식적으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추념사로 온 국민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에 대한 추모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현충일을 국민 분열과 갈등의 날로 퇴색시켜버린 채 그렇게 문 대통령은 순방길에 오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 공산주의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북한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냈으며 6.25 남침의 공을 인정받아 김일성 훈장까지 받은 인물을 감히 현충일 추념사에 올렸다. 우리 호국 영웅들이 목숨을 바쳐 막으려 했던 그 공산주의 침략세력의 요직 인물을 수많은 전사자 영혼들 앞에서 추켜세웠다"고 했다. 

이어 "정작 추념사에 북한은 없었다. 6.25도 없었다. 북한 정권과의 관계 유지에만 매달리는 문재인 정권이 호국의 의미를 외면했다"며 "호국의 역사를 저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국보훈의 달 국가 행사마저도 북한 정권 눈치 보기,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를 위해 동원해야 했나. 이는 국가의 존재 이유, 국가를 지키다 스러져 간 분들을 위해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기본을 부정한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한국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좌파는 말년에 친일 행적을 보였다는 것을 이유로 우리의 독립운동가와 민족주의자들을 친일파로 낙인찍어 공격해왔는데 왜 김원봉에 대해서만은 그의 일생 정체의 공과 과를 보자고 하는 거냐"며 "이러한 모순의 끝에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지우려는 좌파의 의지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원봉은 월북 후 6·25전쟁에서 공을 세워 북한 초대 내각의 국가검열상,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국가검열상과 노동상은 각각 우리의 검찰총장, 노동부장관에 해당하는 직위다.

▮이낙연 "보수의 통합은 소위 고인물 통합"

반면 이같은 논란에 대해 청와대 측은 지난 7일 애국 앞에는 진보·보수가 없다는 문 대통령의 말을 재차 강조하며, 임시정부도 이념과 정파 뛰어넘어 구성한 점을 들어 반박했다. 이에 더해 같은날 이낙연 국무총리도 보수정당 사이에 통합의 움직임을 이번 사안에 빗대 반박했다.

총리실 이석우 공보실장이 이메일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에 의하면 이 총리는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김원봉 언급을 두고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보수의 통합은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소위 고인물 통합"이라며 "무엇이 진정한 통합이냐에 대한 철학의 차이가 이런 논쟁을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발언은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이념을 뛰어넘는 통합을 강조한 취지였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보수 진영이 생각하는 통합의 범위가 고인 물처럼 좁은 범위라는 것을 지적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김원봉 서훈 국민청원 등장...논란 본격

이런 가운데 국민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이 언급하지도 않는 서훈 자격 시비가 붙었다. 조선의열단 기념사업회·운암 김성숙선생 기념사업회·단재 신채호 기념사업회 등 일부 단체들은 '김원봉에게 서훈을 해야한다'는 서명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김원봉에 서훈을 수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문 대통령 발언 다음날인 지난 7일 올라온 '약산 김원봉에게 독립유공자 서훈을 수여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는 김원봉이 항일무장투쟁의 상징으로, 월북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일성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해당 글은 9일 오후 1시 기준 6280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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