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미중 갈등...6월말 한국외교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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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미중 갈등...6월말 한국외교 시험대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6.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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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 무산...트럼프 방한만 이뤄져
오사카에서 한중 회담 등 정상외교 추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이 한국을 향해 서로의 편에 서달라고 압박하고 있어 한국 외교는 이번 G20 기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G20에서 한국은 화웨이 제재를 둘러싸고 미중 양측의 압박을 더욱 거세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정부는 우방국들을 상대로 화웨이 장비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군대사는 국내 IT업체 등을 초청한 컨퍼런스에서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 제재 동참 요구를 촉구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말라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중국의 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정보화기술부는 지난 4~5일 주요 글로벌 기술 기업을 불러 중국 기업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에 불려간 한국 기업에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포함됐다. 앞서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말 한국 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G20 회담에서) 중국은 한국이 미국에 편향되지 않도록 중립화하려 할 것”이라며 “중국이 국익을 손해 보는 건 부당하고 한국도 중국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다만 G20 계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무산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만 이뤄질 예정이라 일단 모양새는 한미 동맹이 강조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때 방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외교부 당국자도 “시 주석의 한국 방문 일정은 계속 기회를 보고 있지만, 이달 말을 염두에 두고 추진 중이라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실무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오사카에서 한중 정상이 만나는 방안이 더 유력하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 관계자가 시 주석의 방한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잡히지 않았지만 한국과 계속 협의 중에 있고 적당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무산될 것으로 보였던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형성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방한이 힘들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사카에서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편가르기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비비안 발라크리시난 싱가로르 외교장관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미중 무역전쟁의 십자포화 속에 아시아 경제 소국들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증대하고 있어 크게 걱정된다”며 “중간에 있는 우리 같은 소국들로서는 억지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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