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철강, 韓 우회 수출 길 여나] 中 철강업체, 국내 첫 진출…국내 철강업계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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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철강, 韓 우회 수출 길 여나] 中 철강업체, 국내 첫 진출…국내 철강업계 최대 위기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5.30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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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길산-中 청산강철, 50대50 합작으로 부산시에 스테인리스 공장 건설
연산 50만t 규모, 국내 수요 절반에 해당…수출에서도 막대한 피해 불가피
중국 전 세계서 반덤핑 제재, 중국 공장 도입 시 한국 전체에 피해 우려
스테인리스는 시작, 다른 품목 공장 러시 우려…부산시 행정 ‘소탐대실’
자동차 배기계에 사용된 스테인리스. 사진=포스코 제공
자동차 배기계에 사용된 스테인리스.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중국의 대형 철강업체가 부산에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져,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1위 스테인리스 강관 제조업체인 길산과 세계 1위 스테인리스 제강사인 중국 청산강철은 50대50 지분 투자로, 부산 미음공단 외국인 투자지역에 연산 5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중순 중국 현지에서 투자 관련 MOU를 체결하고, 3월말 부산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공장부지에 대한 현장실사를 완료하고, 부산시와 업무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가 사실상 이번 공장 도입을 승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포스코를 비롯한 관련 업계와 철강협회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다.

공장 도입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경우, 한국 철강업계 전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우선 스테인리스 국내 수요가 연간 100만t에 불과한데, 이들의 생산능력이 연산 50만t으로 포스코, 현대제철과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해외 각지에서 철강제품이 반덤핑 제재로 인해 수출이 불가능하다. 결국 국내에 수출 우회기지를 만들어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이 경우 포스코 등 국내 스테인리스 업체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경쟁자가 되는 셈이다. 특히 수출경쟁으로 인해 가격이 낮아지면 반덤핑 제소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이미 국내 철강업체에 열연강판 등 중국의 값싼 소재 사용을 이유로, 반덤핑 제소를 했던 사례가 있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문제로 중국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이 한국을 통한 우회수출을 할 경우, 전체 기업으로 제재 확산이 이뤄질 수 있다.

다른 문제도 있다. 과거에도 중국에서 국내에 공장도입 시도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 투자 유치가 확정되면 다른 산업분야도 앞다퉈 공장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경남지역에 소재한 스테인리스 가공업체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향력을 가진 청산강철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외국인 투자 유치라는 작은 성과를 좇으려다, 국내 철강업계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소탐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자동차 및 전자 등 국내 핵심 수출산업에 필수 소재를 공급하는 스테인리스강 업계에 해외 경쟁업체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경우, 수소차 연료전지용 첨단소재 개발 등 한국 제조업의 안정적 발전에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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