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해외수주, 언제 기지개 펴나
상태바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해외수주, 언제 기지개 펴나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05.29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 88억5천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수주텃밭 중동 약 70%급감…아시아도 주춤
하반기 개선 전망…작년보다 수주 감소 예상도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공사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공사 수행 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수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통 수주텃밭인 중동지역에서의 수주가 급감하고 일부 국가들의 정치적 이슈 발생 등도 발주 지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하반기는 상황이 좀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올해 전체 실적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88억5000달러로 전년 동기 134억1204만9000달러 대비 34.4% 줄어들었다. 총 수주건수는 전년 동기 256건보다 2건(0.8%) 줄어든 254건이다.

특히 중동에서의 수주 부진이 국내 건설업계 해외수주 감소세의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중동지역은 라마단 기간(5월6일~6월3일) 등도 일감 축소에 영항을 미쳤다. 중동지역 이달 현재 수주액은 11억3511만7000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37억5757만8000달러와 비교해 69.8%나 급감했다. 또 같은기간 전체 해외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28.0%에서 올해 12.9%로 쪼그라들었다. 수주건수는 전년 동기 18건 대비 8건(44.4%) 늘어난 26건이어서 건당 수주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전체 수주액 중 58.6%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 수주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위축된 모습이다. 아시아지역은 총선과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 이슈가 이어지면서 발주 등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아시아지역 수주는 현재 51억5667만2000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79억3664만6000달러의 6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주건수도 153건으로 전년 동기 160건보다 4.4%(7건)이 감소했다.

올해 아프리카와 중남미도 각각 3억4305만4000달러, 1억8731만5000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쳐 같은 기간 35.1%, 72.4% 줄어들었다

다만 태평양·북미와 유럽은 작년 동기 보다 선전하고 있다. 태평양·북미는 2억169만6000달러에서 3억996만달러로 53.7% 늘어났고 유럽은 3억952만달러에서 16억6788만7000달러로 5.9배나 급증했다.

김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건설사들은 내수와 해외의 사이클이 엇갈리는 지점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며 “건설사들이 내수 시장을 선택한다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성장성에 제한을 받게 되는 반면 해외시장에 다시 나선다면 수주 성장이 가능하나 수익성이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낭보가 전해지고 유가 상승, 원화 약세 등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올 하반기에 해외사업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이라크에서 총 24억5000만 달러 규모의 해수공급시설 공사 낙찰의향서를 접수, 올해 첫 신규 해외수주에 성공했다. 쌍용건설도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1억6700만달러)와 적도기니(1억9800만달러)에서 대형 공사 2건를 따내 해외 수주 포문을 열었다.

신동우 해외건설협회 아시아실 실장은 “올해 들어 해외 수주 실적이 반토막 수준이었지만 이달 말부터 70%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선되고 하반기에는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중동지역은 수주 회복에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신시장인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했다. 이어 “업체들이 연초 해외수주 목표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잡았다”며 “올해 해외수주는 300억~350억달러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해외수주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누적 해외수주가 연초 이후 5개월간 30% 이상 감소세를 유지했던 해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7개년도로 이 중 전년 대비 해외수주가 늘었던 해는 2009년과 2012년이 유일하다”며 “이연된 프로젝트의 수주 인식이 하반기에 이뤄지더라도 올해 해외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