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에 국내 대기업 복잡해진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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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에 국내 대기업 복잡해진 셈법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5.27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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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단기 호재속 ‘반도체’ 영향 우려…하이닉스, 매출 절반이 中
LG유플러스, 화웨이 장비 사용…중국 경제 보복 땐 ‘최악 시나리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에 한국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에 한국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화웨이 사태’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에 한국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 경영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감 속에 복잡한 셈법을 계산하고 있다.

글로벌 통상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눈치 속에서 화웨이와 중국의 비중이 적지 않은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최근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나서면서 경영실적 영향 분석과 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압박과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악화되면 최악의 경우 화웨이와 단절도 우려된다. 직접적으로 화웨이와 거래가 중단되는 상황에 이어 중국과의 경제적 마찰을 빚을 경우 기업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권에 아래 놓여 있지만 중국은 한국기업들의 최대 교역 대상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화웨이는 서버용과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다. 삼성전자의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애플과 AT&T, 도이치텔레콤, 화웨이, 버라이즌 등 5대 거래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이다. 단순 계산해도 삼성전자 매출 2~3%가 화웨이에서 거두는 셈이다.

또한 삼성전자 매출의 17.7%가 중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중국의 비중이 적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도 화웨이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6조77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47%를 중국에서 올렸다. 지난해 1분기 37%에 비해 10%p 늘어났다. 중국이 하이닉스의 최대 판매처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충칭에서 현지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회사만 13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과 관계가 틀어지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중국 사업에 대한 비중이 크지 않지만 계열사인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LG전자는 매출 비중의 3.9%가 중국에서 차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도 화웨이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한국이 동참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중국의 경제 보복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약 24%이며,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품 80%가 중간재라는 점에서 한국의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는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 제재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부품 공급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사태’에 동참했다가 중국으로 경제 보복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미국의 눈치를 안 볼 수도 없어 기업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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