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양정철 '4시간 만찬회동' 파문...野 "국정원 총선 개입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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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양정철 '4시간 만찬회동' 파문...野 "국정원 총선 개입 그림"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5.27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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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대화내용 공개 없이 “사적 모임일 뿐” 석연치 않은 해명
회동 보도한 인터넷 매체 향해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 맹비난
한국당 "대화내용 샅샅이 공개" 바른미래 "독대 자체가 의혹 소지"
지난 5월 21일 서울 강남 모처 식당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더팩트 영상 캡처
지난 5월 21일 서울 강남 모처 식당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더팩트 영상 캡처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4시간여에 걸쳐 만찬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양 원장은 "사적 모임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야당에서는 "국정원의 총선 개입 그림이 떠오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양 원장이 여당의 총선 지휘관으로 나선 만큼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던 과거 역사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 원장은 27일 오전 한 인터넷 매체를 "황색 저널리즘"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자신이 지난 21일밤 서 원장과 한정식집에서 4시간 동안 비밀회동을 했다고 폭로한 보도 때문이다. 그는 문자메시지에서 "제가 고위 공직에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익보도 대상도 아닌데 미행과 잠복취재를 통해 일과 이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당사에서부터 전철 한 시간, 식당 잠복 서너시간을 몰래 따라 다니며 뭘 알고자 한 것인가. 추구하고자 한 공적 이익은 무엇인가. 기자정신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적당히 하면 좋겠다"며 "다른 매체도 아무쪼록 관련 내용과 영상 사용에 신중을 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양 원장은 그러면서 서 원장과의 만찬은 "사적 모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일 만찬은 독대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함께 한 만찬이었다"며 "서 원장께 모처럼 문자로 귀국인사를 드렸고, 서 원장께서 원래 잡혀있었고 저도 잘 아는 일행과의 모임에 같이 하자고 해 잡힌 약속이다. 사적인 지인 모임이어서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갈 자리도 아니었고 그런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양 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다른 일행이 있는데 무슨 긴밀하게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냐"며 "일과 이후의 삶까지 이렇게 하는건 아니죠, 너무하지 않냐"고 했다. 그는 '국정원장과의 만남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각자 판단하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적인 친분이 있더라도 두 사람이 만나면 어떤 비판이 나올지 예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수고들 하라"는 말로 대신했다. 국정원장을 불러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야당의 주장에도 "제가 일일이 (답해야 하느냐)"라고만 말한뒤 자리를 피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은 민경욱 대변인 논평을 통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총선전략 책임자인 양 원장과 국가기밀사항을 다루는 막강한 권력자 서 원장이 4시간 동안 만났다는 것은 공작정치, 관권선거의 짙은 냄새를 풍기는 사건"이라며 "대화 내용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황교안 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이것이(회동이) 총선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당 소속 이혜훈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정보위에서 서 원장을 불러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정원장이 여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과 장시간 독대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정치개입의 의혹을 살 소지가 충분하다"며 "국정원의 총선 개입 그림이 떠오르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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