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질병분류 초읽기]‘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되면 게임산업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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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질병분류 초읽기]‘게임장애’가 질병으로 분류되면 게임산업 ‘휘청’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5.26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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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3년간 최대 11조 피해 우려…게임업계 반발 확산
‘일자리 감소’로 산업 위축…게임, 20억이 즐기는 문화콘텐츠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게임 과몰입이 질병이냐, 아니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게임을 많이하는 것은 질병”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질병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코드에 등재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질병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 과몰입’이 장애로 분류되면 관련 산업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표된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WHO 개정안에 게임질병 코드가 등록되면 오는 2023년부터 3년간 한국 게임산업의 경제적 손실은 최대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질병코드화가 시행되지 않는 경우의 종사자 수는 2023년에 3만5168명에서 2025년에 3만7673명으로 증가하지만 질병코드화가 시행될 경우 2023년에 3만2212명, 2025년에 2만8949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일자리 감소와 경제적 손실이 더해지면서 게임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는 ‘게임’에 대한 이미지 하락이다. 게임 자체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인식의 확산되면서 관련 산업이 도태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게임산업은 약 14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을 통해 한류 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수출 등 경제 산업에도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과몰입이 질병코드에 등록되면 게임 자체가 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인식될 수 있다”며 “한국의 게임산업이 수출은 물론 관광산업에도 큰 기여를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과 질병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섵부른 판단이 게임 산업을 사양화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은 ‘게임이용장애질병코드화’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세계보건기구에 전달한 바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전세계 20억명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콘텐츠를 ‘질병’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 상식적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과학적 엄밀성이 부족한 자의적 판단에 따라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게임 장애’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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