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가구 빈곤층 전락...소득주도성장 희생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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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가구 빈곤층 전락...소득주도성장 희생양 됐다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5.23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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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발표
"2~3분위 자영업자 가구가 1분위로 하락"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소득 하위 20%인 1분위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월평균 소득이 동반 하락하면서 소득양극화가 소폭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분위·3분위에 있던 자영업자 가구들이 대거 1분위로 추락,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집계에 따르면,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5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2.5% 감소했다.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1분위의 소득 감소는 근로소득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1분위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전체 사업소득이 1.4% 감소한 가운데 1분위에서는 10.3%가 증가했다. 자영업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2분위와 3분위에 있던 자영업 가구가 1분위로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산층이던 자영업 가구가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1분위에 들어갔고, 대신 1분위에 있던 근로소득 가구가 2분위 이상으로 밀려올라갔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1분위 소득이 악화됐지만 오히려 소득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배율'은 5.8배로 지난해 1분기 5.95배보다 소폭 개선됐다. 이는 5분위 가구의 소득도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992만5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10.4%)와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통계청은 "2017년 노사합의 지연에 따라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상여금이 작년 1분기에 지급되는 등 역기저효과가 나타나 올해는 가구주 상여금이 큰 폭으로 줄면서 근로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득분배와 관련한 비공개 관계장관회의에서 "1분위 소득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감소 폭이 큰 폭으로 축소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저소득층 소득 여건이 여전히 엄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분배 개선세가 안착하고 저소득층 소득이 회복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여당도 최근 민생행보의 일환으로 자영업자 목소리를 듣는 한편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실시로 고통받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가 실효성 없는 대책만을 내놓았다고 불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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