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혁신의 그늘도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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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혁신의 그늘도 살펴야”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5.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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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리아 핀테크 위크’ 25일까지 개최…최 위원장 기조연설 “혁신‧포용 균형” 강조
최 위원장 “혁신 승자들이 패자 이끌어야” VS 이재웅 대표 “혁신에는 승자와 패자 없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 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혁신의 ‘빚’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 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일임을 강조했다. 전날 이재웅 쏘카 대표를 작심 비판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의 배려가 필요함을 못 박은 셈이다.

최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 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어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들에 대한 존중, 그분들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것은 혁신을 지원하는 일 만큼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 사회의 발전은 혁신에서 시작되지만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비로소 사회전체의 번영으로 귀결된다”며 “정부는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가 사회 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것임을 항상 유념하고 혁신과 포용의 균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이 대표를 전날 작심 비판한 데 이은 발언이다. 이 대표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기술 혁신의 결과로 뒤처지는 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과 포용의 균형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위원장의 기조연설 기사를 올리고 “혁신에는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전통산업이나 관련 종사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고 거기에 혁신산업도 참여해야 한다”며 “혁신은 혁신가 한명 혹은 기업 하나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인프라의 도움을 받아서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통산업을 잘 보듬어 주고 혁신산업은 놔뒀다가 혁신산업이 잘 되면 세금을 많이 걷고 독과점 산업이 되면 규제하거나 분할하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 과정에서 혁신산업이 전통산업을 도울 게 있으면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최 위원장과 이 대표의 설전은 이틀째다. 앞서 이 대표는 택시기사의 분신과 이를 계기로 택시업계의 ‘타다’ 퇴출 요구가 빗발치자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최 위원장이 “혁신사업자가 택시사업자에게 거친 언사를 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 대표는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응수하며 설전이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기조연설 직후 이 대표의 ‘출마하시려나’ 발언에 대한 반응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런 식으로 비아냥거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기조연설 발언이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혁신 사업자들도 사회적 연대를 소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리아 핀테크 위크는 정부가 금융 혁신 방안의 하나로 추진 중인 국내 핀테크 산업 육성, 국민 인식 제고 등을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 주최로 마련한 대규모 박람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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