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 전체 근로자보다 백혈병 사망 위험 2.3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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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노동자, 전체 근로자보다 백혈병 사망 위험 2.3배 높아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5.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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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10년간 역학조사…비호지킨림프종, 근로자 대비 사망 위험 3.68배
여성 오퍼레이터 혈액암 발생 비율 높아…작업환경, 발병 영향 미친 듯
표=안전보건공단 제공
비교군에 따른 위험비; 일반국민 비교-SIRg SMRg, 전체근로자 비교-SIRw SMRw. 표=안전보건공단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백혈병 사망 위험이 전체 근로자에 비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보건공단은 22일 국내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6개사 전·현직 근로자 약 20만명을 대상으로, 10여년간 추적 조사한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단은 지난 2007년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발생을 따라 이듬해 역학조사를 실시했지만, 관찰자료 부족 등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고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를 추적 조사했다.

이번 역학 조사는 일반 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할 가능성이 높은 근로자에 대한 비교를 통해 정확한 위험비를 평가했다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업 노동자의 백혈병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19배, 전체 노동자의 1.55배로 조사됐다. 백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2.30배로 파악됐다.

표=안전보건공단 제공.

백혈병과 함께 혈액암에 속하는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반도체 노동자의 발생 위험은 일반 국민의 1.71배, 전체 노동자의 1.92배로 조사됐다. 사망 위험은 일반 국민의 2.52배, 전체 노동자의 3.68배였다.

공단은 “혈액암 발생에 기여한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여러 사항을 종합할 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인 클린룸에서 작업하는 오퍼레이터와 엔지니어 등에서 혈액암 발생과 사망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에서도 20∼24세 여성 오퍼레이터의 혈액암 발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현재보다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높았던 2010년 이전 여성 입사자에서 혈액암 발생 위험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반도체 노동자는 혈액암 외에도 위암, 유방암, 신장암 및 일부 휘귀암도 발생 위험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은 이에 대해 “반도체 근로자가 일반 국민보다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 위암 등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하고 희귀암의 경우 사례가 부족하므로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역학조사 보고서에서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과 작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반도체 제조업의 건강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실시할 것 등을 제안했다.

공단은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를 설립해 반도체 제조업을 포함한 전자산업의 직무별 화학물질 노출 감시 시스템 등 위험 관리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이번 반도체 역학조사 결과는 국내 반도체 제조업의 암 발생 위험을 관리하고 능동적 예방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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