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돋보기] ‘찬밥 신세’ 된 아시아나항공…연내 매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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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찬밥 신세’ 된 아시아나항공…연내 매각 가능할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5.2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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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SK·한화·롯데, 모두 손사래
막대한 인수 자금·만만치 않은 항공경영 여건 등 걸림돌
오는 7월 매각 입찰 공고 이후부터 상황 반전될지 주목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인수합병(M&A) 시장 대어로 주목받던 아시아나항공이 졸지에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그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대기업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상황에서 흥행 열기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오는 7월 매각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시점을 7월로 잡았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흥행에 먹구름이 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SK그룹과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이 연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대해 부인한 탓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이동통신 인프라 투자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항공산업이 국민생활에 기여할 측면이 많지만 SK텔레콤은 더 기술적인 사업에 맞을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롯데그룹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케미칼의 미국 현지 공장 준공식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대해 “100%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한화그룹 역시 거듭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항공기 엔진, 기계시스템 등 항공제조업과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인수를 검토한 적도 없고, 앞으로 검토할 생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상황이 이쯤되자 재계에서는 연막작전이 아닌, 실제 아시아나항공을 살 생각이 없는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이유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 등의 통합 매각을 기본 방침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인수 가격만 최소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도 인수 후보 기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895%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갚아야 할 부채도 1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수익성 측면에서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장거리 노선에서는 경쟁사인 대한항공에 밀리는 데다 단거리에서는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조7232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1% 급감한 72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순손실도 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재계 관계자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기업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매각 입찰 공고 이후, 상황이 반전될 수 있긴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연내 매각이 불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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