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미 軍지휘부 앞에서 “탄도” “도발”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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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한미 軍지휘부 앞에서 “탄도” “도발” 발언 논란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5.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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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단도미사일’ 언급...靑 “탄도 아닌 단거리 잘못 말한 것”
“추가적인 도발 않는 한 대화 모멘텀” 北 미사일에 '도발' 규정?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군지휘부와 취임후 첫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최근 북한의 발사체 발사 대응에서 굳건한 한미공조가 빛났다고 격려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절제된 대응에 높은 점수를 매긴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는 한"이라고 말해 단거리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단거리미사일'을 "단도 미사일"로 발음해 한때 '탄도 미사일' 발언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낮 12시 청와대 인왕실에서 로버트 에이브람스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한 한미 양국의 핵심 군 지휘관들 12명과 취임 후 첫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굳건함과 비핵화 협상에서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미국과 북한간의 비핵화 대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에서의 제2차 미국과 북한간의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상황에서도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개인적인 신뢰와 함께 달라진 한반도 정세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며 "양국은 긴밀한 공조와 협의 속에 한목소리로 차분하고 절제된 목소리를 냄으로서 북한이 새롭게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미 동맹의 힘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구축되더라도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해질 것"이라고도 했다. 또 "결코 한시적인 동맹이 아니라 계속해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가야 할 영원한 동맹"이라며 "한미 양국의 위대한 동맹을 위하여 끝까지 함께 갑시다"라고 했다. 이에 에이브람스 사령관은 "우리는 함께 하면 할수록 더욱 강력해진다고 생각한다. 같이 갑시다"라고 화답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과 에이브람스 사령관 사이에 오간 대화는 한미 동맹 강화를 확인하는 것이었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 속 표현이 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새롭게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해 지난 발사체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더구나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두번째 북한의 발사체를 두고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우리 정부는 현재까지는 탄도미사일이 아닌 단거리미사일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다. 

청와대는 이 발언을 두고 기자들이 "탄도미사일"로 받아들이자 당혹스런 분위기였고, 결국 "단거리미사일을 대통령께서 잘못 말씀하신 것"이라고 정정했다. 문 대통령도 발언 직후 참모들에게 말실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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