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위기는 곧 기회…금융권, 외화예금 고객 유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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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위기는 곧 기회…금융권, 외화예금 고객 유치 경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5.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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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200원선 돌파 임박…달러화 모으는 고객·외화예금 유치 나선 은행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외환시장이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원화의 동조가 심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관세 폭탄을 주고 받은 가운데 원화 가치 약세를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2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4.2원 오른 119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11일(1196.4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변동성 확대로 리스크 분산을 위해 글로벌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를 확보하고자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 시중은행들은 이같은 투자 수요에 맞춰 각종 혜택을 걸고 '외화예금'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환율 1200원 돌파 분수령, 상승탄력은 약화 전망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개입 가능성,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상승 탄력이 약화 될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우선 이번 주가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돌파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원화 약세 심리를 차단할 브레이크가 없다"며 "미중 무역갈등이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까지 타결되거나 봉합되지 않으면 하반기 국내 수출 증가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 "미중 무역협상 불안감이 이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0원∼1250원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되면 1250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최근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환율 상승 탄력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미중 긴장 지속에 따른 위안화 환율의 7위안 경계와 EU 의회선거를 앞둔 유로존 정치 불안 속에 1200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4월 말부터의 쉼 없는 상승과 과매도 부담 속 피로감, 강화될 당국 경계 등에 상승 탄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1200원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당국이 미세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고조됐다"며 "원화 매도세는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환율에 외환예금 유치 경쟁 나선 은행권

한편 환율 고공행진에 '환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외화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은행권도 이같은 수요를 노린 상품 경쟁에 한창이다. 시중은행들은 외화예금 가입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행사와 혜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다음달 28일까지 중소기업 법인이 미 달러 외화보통예금에 가입하면 최대 90일 이내에서 최고 연 2.0%(이하 세전)의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미달러화 외화예금 신규가입자에게 고금리 및 하나머니 경품을 제공하는 '더(+)하기, 외화예금(USD) 신규가입' 이벤트를 시행 중이다. 10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행사기간 중 미달러화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인 수퍼플러스(MMDA)를 신규 가입시 단 하루만 예치해도 연 1.8%의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외화예금 신규 가입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환테크~ 캐슬(castle)! KB외화예금 신규가입 이벤트'를 실시하며, 신한은행도 '글로벌주식 More 외화예금'을 신규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8월14일까지 진행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예금 이자와 환차익 비과세, 예금자보호 혜택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과 고환율 흐름이 맞물리며 외화예금 가입 문의가 늘고 있다"며 "다만 원화 값이 단기 급락한 만큼 당장 달러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향후 1150원 선으로 상향 안정화되면 분할 매수하는 편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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