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LPG 모델이 필요없는 이유… “말리부 경제성 더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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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LPG 모델이 필요없는 이유… “말리부 경제성 더 뛰어나”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5.17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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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사이징’ 기술 통해 연료비 싼 LPG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E-Turbo·1.6디젤… “동력성능, 세금, 충전소 개수에서 비교 우위”
사진=한국GM 제공
사진=한국GM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일반인도 연료비가 저렴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일환으로 LPG 차량 사용제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하지만 쉐보레는 LPG 모델없이 가솔린·디젤 엔진으로만 진검승부를 펼칠 전략이다. LPG 모델 없이도 뛰어난 경제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남대문에서 영종도에 이르는 왕복 130km 구간을 말리부 ‘1.35 E-터보’와 ‘1.6 디젤’ 모델로 시승했다. 이를 통해 쉐보레가 말하는 ‘라이트사이징’ 엔진의 경제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1.35 E-Turbo 모델은 실 연비 17.6km/l를 기록했다. 막판 오르막 길이 없고, 정속주행 코스가 길었다면 18.0km/l를 넘는 것도 충분해 보였다. 특히 시승 초반 시내의 신호대기 및 혼잡상황과 시승차가 19인치 휠을 장착한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연비였다.

터보엔진이 기본으로 적용된 말리부는 저속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두터운 토크감과 가속감이 뛰어났다. 배기량을 보고 파워를 가늠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쉐보레 관계자 설명이 와닿는 순간이었다.

남대문에서 영종도까지 편도 약 65Km를 주행하면서 나온 연비 17.6km/l. 사진=성희헌 기자
말리부 1.35 E-터보 차량으로 남대문에서 영종도까지 편도 약 65Km를 주행하면서 나온 연비 17.6km/l. 사진=성희헌 기자

이는 GM의 라이트사이징 기술 덕분이다. 연료효율 향상과 배기가스 저감을 위해 엔진 배기량을 줄였지만, 터보차저 기술로 파워는 이전보다 높였다. 연비는 라이트사이징 모델의 최대 강점이다.

쉐보레는 더 뉴 말리부의 엔진을 1.35L E-Turbo 엔진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연비를 끌어올렸다. 역대 국산 가솔린 중형세단 최초로 복합연비 2등급을 기록한 것은 물론, 국산 가솔린 중형 모델 중 최고 연비를 달성했다.

특히 고속구간에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더라도 자동 변속기처럼 동력에 저항이 거의 걸리지 않는다. 탄력 주행을 통해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이유다.

영종도에서 남대문까지 오는 길에는 말리부 디젤 모델을 시승했다. 이 디젤 엔진은 유럽에서 개발한 1.6L CDTI 엔진이다. 많은 디젤 중형 세단을 단종하게 만든 배기가스 테스트 역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사진=한국GM 제공
사진=한국GM 제공

특히 디젤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도 없다. 직전 운행했던 가솔린 모델과 비교 시에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 디젤 모델은 유럽에서조차 ‘속삭이는 디젤’이라는 뜻의 위스퍼 디젤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말리부가 자랑해온 주행성능은 디젤 모델에서도 실현됐다. 특히 랙타입 전자식 스티어링휠(R-EPS)을 적용해 급코너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했다.

고속에서의 안정성도 뛰어나다. 하중이나 힘이 많이 실리는 곳을 보강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냈다. 이전 세대 모델 대비 130kg을 감량해낸 것이다. 덕분에 가벼운 운동성능을 확보하면서도, 단단한 섀시의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시승 후 디젤 모델이 기록한 연비 역시 훌륭했다. 영종도에서 남대문까지의 연비는 리터당 20.8km를 기록한 운전자도 있었다.

사진=한국GM 제공
사진=한국GM 제공

LPG 차량은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에 비해 연비가 낮다. 연료 단가는 저렴하지만 같은 거리를 이동할 시 연료비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반감되는 것이다.

연간 2만 km를 운전한다고 가정할 시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경쟁모델의 연간 유류비는 약 263만원, 같은 배기량의 LPG 모델은 약 182만원이다. 쉐보레 말리부 E-Turbo의 유류비는 약 211만원, 1.6디젤 모델은 약 179만원이다(7일 오피넷 국내 평균 유가 기준).

말리부 E-Turbo 모델의 연간 자동차세는 24만4060원이다. 약 52만원인 2리터급 엔진을 탑재한 LPG 모델의 세금 대비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유류비와 세금을 합산한 연간유지비를 살펴보면, 말리부 디젤 모델은 LPG 차량 대비 최대 16만원 이상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것이 쉐보레 측 설명이다.

말리부=경제성이라는 공식은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말리부는 주행성능뿐만 아니라 효율성을 실제로 증명하고 있다. 다만 철수설 등으로 한국GM에 등을 돌린 소비자 신뢰를 어떻게 회복시키느냐의 숙제가 남아있다.

말리부는 올해 들어 월 평균 1100대 수준 팔리고 있다. 아쉬운 판매량이다. 말리부는 ‘더 많이 팔려도 좋은’ 경쟁력 있는 차량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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