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원자재 구매 현지화…국내 철강업계 물량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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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원자재 구매 현지화…국내 철강업계 물량 확보 비상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5.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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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해외 13개 거점 마련…안정적인 현지 조달 체계 구축 노력
유럽 아르셀로미탈, 동남아 중국 등은 물론 북미마저 현지 공급체계로
아직은 국내 철강업체들과의 가격협상용 많아…시간 지나면 현실화
현지 업체들, 품질부터 납기 문제 등 아직은 국내 철강업계에 못 미쳐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9에서 2019년형 ‘패밀리허브’ 냉장고 신제품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9에서 선보인 2019년형 ‘패밀리허브’ 냉장고.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삼성전자가 해외 주요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구매업체와 교섭에 나서면서 국내 철강업체의 물량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13곳에 거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해외 거점을 바탕으로 주요 부품의 현지 구매화에 나서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내 철강업체 등 부품업체들의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철강업계의 납품가격 협상은 오래전부터 불협화음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매년 전사적인 원가절감을 벌이고 있어 구매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제품이 항상 타깃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간 철강업체와의 납품가격 협상에서 가격인하를 요구해왔는데, 최근에는 철강업체들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물량 수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부제철은 삼성전자에 전혀 공급을 하지 않고 있고, 작년에는 디케이동신이 물량을 반납하는 등 해마다 삼성전자 물량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동국제강을 비롯해 중소기업과 주로 거래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 베트남, 폴란드 등 해외공장을 준공하고 각 지역에 현지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현지 거래처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폴란드 등 유럽에서는 다국적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로부터 공급을 받고, 멕시코 등 북미 지역에서도 현지 업체를 발굴했다.

베트남 공장만 해도 현지에 컬러강판 설비를 도입한 국내 기업 에스와이(SY)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현지 공장에서 직접 삼성에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전 지역에서 중국산 제품 적용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신위철강 등과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가격 외에 현지 구매를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철강제품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무역확장법 232조와 세이프가드로 인해 수출에 양적 규제가 있다.

철강업체들은 제한된 수출 물량을 수익이 적은 가전용 제품보다 건재용 제품 위주로 수출을 하고 있어 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이 국내에서 원자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국내에서 원자재를 조달하지 못한 가전사들은 해외 현지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다만 현지 업체들의 경우 품질 문제와 납기 지연 등의 클레임이 국내 업체보다 월등히 많은 편이다. 또한 국내 업체처럼 재고관리 등 공정관리가 용이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현지 업체제품은 미흡한 문제가 많아 아직까지는 국내 업체와 가격협상용으로 이용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체들은 수익 문제로 현지 업체의 가격에 맞추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결국 수익 문제로 인해 국내 가전사들은 계속 삼성전자 등 가전사 공급을 꺼리고 있고, 삼성전자 등 가전사들은 해외 거점을 늘리며 현지 업체 발굴에 나서고 있어 오랜 기간 이어져왔던 업계 간 상생의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심지어 가전사들은 국내 도료(페인트) 업체들에게 해외 현지 업체에 페인트를 공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새로운 구매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세계 곳곳에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안정적인 부품 조달을 위해 현지구매 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각국의 관세 흐름에 따라 국내 조달이 어려운 곳에는 국내 도료사만 설득해 현지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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