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너도나도 ‘발행어음’ 군침…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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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너도나도 ‘발행어음’ 군침…대체 왜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5.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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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발행어음 수익성 낮지만 연계 사업 가능한 부문 많아 매력적"
KB증권 2년만에 발행어음 최종인가…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과 3파전
연내 초대형 IB 목표 신한금투 포함해 하나금투, 메리츠도 발행어음 관심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 주요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권 따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발행어음 자체가 수익모델로서 역할을 하진 않지만 조달된 자금을 IB나 법인대출 등 사업과 연계 가능해 매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에서 KB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KB증권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발행어음업 3호 사업자가 됐다. KB증권이 단기금융업무 진출을 준비한 지 2년여 만이다. 앞서 KB증권은 2016년 말 현대증권과 합병해 발행어음 사업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충족시켰다.

KB증권은 다음달부터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발행어음 판매 목표치를 2조원으로 방향을 잡았다. KB증권의 합류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1년 가까이 양분해온 발행어음 시장은 3파전 구도로 바뀌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5조4000억원, NH투자증권은 3조3000억원 수준이다.

업계는 자본 확충이나 여건이 가능한 증권사 대부분은 발행어음 인가 요건을 충족시키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신한금융투자는 발행어음 인가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하기 위해 모회사 신한금융지주로부터 상반기 중 6600억원의 자본금을 지원 받기로 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초대형 IB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가 발행어음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다양한 사업 영역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이전에는 주로 채권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단기금융업이 허용된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발행이 가능하다. 우선 발행어음 사업자는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해 투자자금을 확보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발행어음의 경우 적립식 1년 기준 3%의 이자를 제공한다.

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가지고 증권사는 기업금융과 회사채 인수, 부동산 금융투자 등에 활용한다.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기업에 대출을 실행해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발행어음 자금은 레버리지 비율 산정에서도 제외하는 등 규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예금보험공사에 의한 예금자 보호가 제공되지 않지만,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발행어음을 판매한 증권사에서 부도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투자자도 약정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자체가 수익을 많이 내는 사업은 아니다. 수익 모델로서의 역할보다는 자금조달 채널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며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금액을 법인대출 이라던지, IB영역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발행어음으로 들어온 자금을 IB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초대형 IB 5개사 중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만 남게 됐다. 이들은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에서 ‘보류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발목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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