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면세점… ‘포화상태’ 과열경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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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면세점… ‘포화상태’ 과열경쟁 불가피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5.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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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서울·인천 등 면세점 6개 추가 특허 결정
사업자 11월 선정… 제주·부산 신규 특허 제외
무리한 경쟁체제 문 닫는 면세점 또 나올 수도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모습. 사진=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모습.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정부가 소비와 관광산업 촉진을 이유로 전국에 대기업 시내면세점 5개를 새로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과열경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이호승 1차관 주재로 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추가로 5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3개·인천 1개·광주 1개다. 제주와 부산은 신규특허 요건은 충족했으나, 지자체 반발 등을 고려해 올해는 특허를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

또 정부는 상시 진입을 허용하는 중소·중견기업 시내면세점과 관련해서는 충남에 특허를 내주기로 했다. 충남은 면세점이 없는 지역으로, 지자체에서 중소·중견기업 특허를 요청해 1개를 부여했다. 최종 사업자는 오는 11월에 선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의 발표에 대기업 뿐만아니라 중소 면세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사업자가 더 늘면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의 시내면세점은 13곳이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대 16개까지 늘어난다. 특히 면세점들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해 송객수수료나 선불카드 등을 지불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5년 5630억원이었던 송객수수료는 2017년 1조1481억원, 2018년에는 1조3181억원을 기록했다. 송객수수료는 매출의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40%까지 지불한다. 이 때문에 매달 면세점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득은 크지 않다.

결국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 3년간 1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달 특허 반납을 결정했다. 뿐만 아니라 두타면세점과 동화면세점은 최근 3년간 각각 600억원, 4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사업 시작 반 년 만에 6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신세계DF도 1·4분기 영업이익이 126억원으로 46.6% 줄었다.

결과적으로 대기업이나 중소 면세점 모두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면세점들은 신규 특허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규 특허를 다른 사업자에게 내주게 되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소 업체는 대기업의 확장싸움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 매출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늘고 있지만, 높은 임대료와 송객수수료 경쟁으로 이익은 줄어드는 상황이다”면서 “면세점이 더 늘어나면 경쟁이 더 치열해져 대기업이나 중소 업체 모두 힘들어지는 상황이 온다. 사업권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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