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서 "갑작스런 죽음에 깊은 슬픔"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재임기간이 겹쳐 대북정책 등 각종 현안에서 인연이 있다.
13일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부시 전 대통령이 추도식에 오는 것은 일단 확정된 상태”라며 “이번 주 중후반 정도에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지난 11일 “부시 전 대통령이 추도식에도 참여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저희로서는 기쁜 마음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 봉하마을 추도식에 오는 모든 분들께서도 좋게 받아들여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무현재단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 것은 아니다. 21일 다른 일정으로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임 당시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추도식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한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재임기간이 겹친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뒤 자서전 ‘결정의 순간’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몇 가지 주요 현안과 관련해 그가 보여준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라크의 민주주의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군을 파병한 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일 등이 그런 것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09년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정상 중 ‘한국전 종전선언’을 처음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2006년 11월 노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는 문서에 공동 서명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 해 핵실험을 강행했던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재임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북 강경 노선을 견지해 대북 유화책을 내놓은 노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