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적항공사의 수난시대, 이젠 비난에서 응원이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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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국적항공사의 수난시대, 이젠 비난에서 응원이 필요한 시기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5.14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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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지난 1년간 항공운송업계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들의 수난시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항공의 물컵 갑질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진에어의 외국인 임원 불법등기 등 굵직한 화제들이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최근에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등기 이사 사임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발표까지, 바람 잘 날 없었던 항공운수업계는 세간에서 많은 이들의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항공업계의 부정적 이미지들과 달리 항공여객수는 매년 ‘역대 최고’를 갱신하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처음으로 항공여객수가 1억명을 돌파한데 이어 2018년에는 1억1753만명으로 2017년 대비 7.5% 증가하며 다시 한 번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올해 역시 몽골과 중국의 신규 운수권이 배부되는 등 신규노선 취항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제선 위주로 여객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여객수 증가에 따른 항공업계 호황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오너 일가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호의적이지 않다.

국내 재계 사상 처음으로 주주권 행사로 대한항공 등기 이사직이 박탈된 고 조양호 회장의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물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매우 큰 영향을 줬지만, 결과가 2% 내외의 박빙이었음을 감안하면 소액주주들의 표도 무시할 수 없다.

안타까운 점은 45년간 항공업계에 종사하며 국적항공사의 위상제고에 큰 역할을 했던 조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는 것이다. 올해는 대한항공 창립 50주년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개최가 예정돼 있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크다.

업계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사회적 타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고 조 회장은 올해 만 70세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정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에 대한 식지 않는 비난 여론과 경영권 위협, 결정적으로 애지중지 키워왔던 대한항공의 등기 임원직에 대한 타의에 의한 사임은 조 회장의 신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부터 부침을 겪고 있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은 그룹 부채로 인한 경영악화로 결국 올해 아시아나항공을 통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정상화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물론 전 직원 15일 이상의 무급휴가도 실시하고 있다. 사실상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 2곳이 모두 항공업계의 호황과 달리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두 항공사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여전하다. 이는 항공편을 이용객수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대한 이용객이 늘어나며 편견도 변하고 있지만, 대형 항공사(FSC)들의 위상은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새출발을 하는 두 국적항공사들에 대한 비난보다 응원이 필요한 시기다. 대한항공은 새로운 수장을 맞았고,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수장을 맞을 준비를 하며 각각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또 두 업체 모두 노선에 변화를 주며, 좌석을 일부 변경하는 등 수익 확보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오너 일가의 논란과 경영 실패 등은 질책의 대상이 돼야 마땅하지만, 새출발을 앞둔 시점에서 계속된 비난은 단지 마녀사냥에 불과하다. 이제는 이들의 변화에 주목하며, 바뀔 미래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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