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권 '이념 막말' 이제는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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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권 '이념 막말' 이제는 사라져야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5.12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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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대담한 (송현정)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당하는 것을 아는죠. 문 대통령한테 '독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지도 못합니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 문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을 ‘문빠(문재인 빠순이‧빠돌이)’ ‘달창(달빛창녀단)으로 표현해 비판이 거세다.

논란이 불거지자 나 원내대표는 집회가 끝난 지 3시간 30분 만인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공개 사과했다.

그러나 '달창’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널리 쓰이는 표현이 아니라 일베(일간베스트) 같은 온라인 극우 커뮤니티에서만 주로 쓰인다는 점에서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해명이 논란을 진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도 세월호 유족들을 향한 한국당 최고위원 김순례 의원의 ‘거지근성’ ‘시체장사’ 발언 등 한국당 의원들의 막말은 차고 넘친다.

이쯤되면 한국당 의원들의 막말은 고칠 수 없는 고질병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특히 최근 1년간 여러 언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소속 의원들의 진영논리적 망언이 계속 문제가 되다보니 소속 의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폭탄이자 자해행위라고 봐도 되겠다.

그럼 한국당 의원들만 이런 진영논리적 망언을 쏟아내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 원내대표 역시 일부 진보 진영 국민 및 정당으로부터 '토착왜구(우리 땅에서 일본 왜구를 도와 반역행위를 한 자)', '아베 경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경원 원내대표 이름의 합성어) 소리를 듣는 진영논리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렇듯 최근 여야 가릴것 없이 정치인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이념논리가 섞인, 과격한, 구시대 프레임에 같힌 발언을 통해 진영논리를 의도적으로 부추기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진영논리만큼 효과적인게 없다고 생각한 결과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진영논리는 시민들이 이간질에 쉽게 휘말리고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게 만든다. 또 시민들이 정치를 감성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러나 이제는 국회의원 특권만을 믿고 혐오성 발언, 망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해 국민들이 경고를 해야 한다. 그렇기에 국민들도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선출직 공무원의 부정이나 무능이 발견될 시 이를 무효화시키거나 파면시키는 국민소환제를 원하게 된 것은 아닐까? 방법이 어떻든 정치인이 섣부른 발언으로 국민을 해한다면, 국민들끼리 적대시하게 만든다면 국회는 그에 대한 응분의 처벌을 해야한다. 그래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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