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느냐… 나눠먹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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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하느냐… 나눠먹느냐…
  • 김보영 기자
  • 승인 2009.02.23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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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이재오 귀국에 권력구도 재편 회오리

[매일일보=김보영 기자]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다음달 9일 귀국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 귀국을 준비하는 전 보좌팀으로부터 확인했다”며 “3월 9일 귀국하는 것으로 잠정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자 정권 2인자로 불린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4.9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일격을 당한 후, 당 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이상득 의원의 유탄을 맞고 미국으로 떠났다.

조직 구성과 투옥 등 오랜 재야생활 경험으로 강한 추진력과 리더십, 카리스마, 그리고 직접적 성향을 동시에 갖춘 이 전 최고위원은 그간 친이계 내부로부터 구심점의 부재에 따른 역할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반면, 친박계로부터는 갈등의 진원지로 불리며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된 여권의 핵심 거물. 이 전 최고위원이 ‘귀국하더라도 당분간 정치 전면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여권 내부에서는 흩어졌던 친이계가 재결집에 나서는 등 그의 귀국을 둘러싸고 권력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여권 내 권력투쟁은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귀국 앞두고 ‘이재오-이상득-정몽준’ 연대설
친박계 포용 차원서 ‘李-李-朴’ 분권론까지


중국에 체류 중인 이재오 전 의원의 3월 귀국을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모래알’ 계파였던 친이명박계는 친이재오계인 ‘함께 내일로’를 주축으로 지난 8일 모임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하며 이명박 정권의 성공을 기원하는 등 본격적인 세 결집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자리에는 그 동안 계파 갈등을 경계하며 친이계 모임과 거리를 두어온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이 참석, ‘결속’을 강조하며 친이계 결집에 나섰다.

지난 6일 열린 정 최고위원의 정책연구소 ‘해밀을 찾는 소망’ 개소식에는 이 전 부의장을 비롯해 안경률 사무총장, 정두언 의원 등 친이계 주축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정치권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이 지난 9일 중국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과 정태근 의원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전 의원과 이상득 전 부의장, 정 의원의 연대론이 현실화 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친이재오계 공성진 최고위원은 “연대론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그 분들이 각기 따로 노는 것도 아닌데 연대할게 뭐가 있는가”라고 일축했다.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한나라당에 계파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면서도 이재오 전 의원의 역할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지난 13일 MBN ‘정운갑의 Q&A’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의원의 귀국 후 역할론에 대해 “본인이 정치인이니까 본인 나름대로 판단해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15일 MBC ‘일요인터뷰20’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의원의 귀국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이 오면 한나라당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것은)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 한나라당은 친박계로 뭉쳐 있지만 친이계는 모래알”이라고 말했다.

친박근혜계는 최근 친이계의 세 결집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4월로 예정된 당협위원장 교체에도 친이계에 밀리지 않겠다는 전의를 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구성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친위대’를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경계를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친박계의 4선 중진 이해봉 의원은 지난 11일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창립식에서 보니 국내에도 없는 소위 정치 실세라는 사람의 이름도 등장하더라”며 “그 분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 협의회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이 전 의원을 겨냥했다.

한나라당은 4월29일 재·보궐 선거 때까지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지 않기로 했지만 3월 이 전 의원이 귀국하면 불씨가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이 전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실크로드를 탐방, 과거 거상들이 다녔던 길을 되짚으며 통일된 동북아에서의 한반도 역할을 구상하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9일 정두언·정태근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심각한 한국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기업체 방문도 귀국 후 자신의 경제 관련 구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사전 현장 답사의 성격이 있어 보인다.

그는 지난 11일 베이징 현지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제가 어려워 50년, 100년 후를 바라보고 어떻게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며 “지금 틀을 짰으니 연구소 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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