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민주당 추천한 특검후보 거부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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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민주당 추천한 특검후보 거부한 까닭은?
  • 김영욱 기자
  • 승인 2012.10.03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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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곤 정무수석, 논란에 책임지고 사의표명

▲ 청와대 전경.
[매일일보] 청와대는 3일 민주통합당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의 특별검사로 김형태 이광범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여야 협의 부족을 이유로 들며 재추천을 공식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청와대가 초법적 요구를 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 추석 연휴 후 대선 정국에서 특검 추천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날 하금열 대통령실장 주재로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가량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특검 임명 문제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최금락 홍보수석이 전했다.

최 수석은 "오늘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여야가 협의해서 특검을 추진하기로 합의해 놓고 민주통합당이 일방적으로 특검을 추천한 것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곤 정무수석은 회의에서 특검법을 수용했지만 여야 합의가 결과적으로 무산된 데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최 수석은 그러나 "사의 수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 2일 특검 후보자로 김형태, 이광범 변호사를 추천하자 새누리당은 "여야가 원만한 합의를 거쳐 후보자를 추천키로 한 합의사항을 민주당이 깼다"고 반발하며 특검 후보 재추천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이 대통령의 인식도 청와대 참모들이 내린 결론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결론에는 민주당이 김형태 이광범 변호사 2명을 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배경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청와대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진보 성향의 변호사를 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것을 놓고 내곡동 사저 특검수사를 '정치 공세의 장(場)'으로 활용해 여권을 코너로 몰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가 일제히 "민주당이 원만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중대한 절차를 위반한 것이고, 따라서 특검 추천 자체가 무효"라고 거들고 나선 것도 이런 분석과 맞닿아 있다.

아울러 '여야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특검을 추천했다'는 점을 부각시켜 향후 특검 수사가 편파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미리 단속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여야가 합의정신을 잘 이행해달라'며 정치권에 공을 넘긴 형국이지만, 여야가 원만한 합의를 거쳐 특검 후보자를 재추천할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민주당은 "특검법에 대통령이 재추천을 요구할 권한이 없다"면서 "특검법대로 3일 이내에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해주길 바란다"고 반박하고 나서는 등 여당과의 협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검이 임명되고 나면 당사자인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나 김인종 전 경호처장 등도 변호인 선임을 비롯해 관련 자료 정비 등 특검수사에 대비한 준비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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