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고금리 줄타기에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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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고금리 줄타기에 ‘경고등’
  • 이광용 기자
  • 승인 2008.12.29 13: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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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인상 경쟁 부작용 우려 목소리 고조

[매일일보=이광용 기자] 저축은행업계에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다.

부실 논란에 휩싸인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예금 금리를 올리고 수신경쟁에 나서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경기침체의 골이 점점 깊어지면서 저축은행의 수익성 악화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 대한 부실화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불안감에 휩싸인 저축은행들이 연말에 대출금리 인상 경쟁을 벌이면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낮추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연 8%대의 고금리 수신을 이어가자 역마진에 따른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급기야 금융감독 당국은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예금 확보 경쟁에 제동을 걸기에 이르렀다.


PF대출 부실 우려→예금이탈이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상 불러
기준금리 인하 불구 10월 7% 진입후 연말엔 8.5% 인상 러시
금감원, “고금리 경쟁 수익성 악화로 작용” 리스크 관리 요청
저축銀업계 “연말 예금만기 도래해 올렸을뿐 위기상황 없다”


저축銀, 연말 고금리 ‘외줄타기’ 경쟁

저축은행들의 1년 만기 예금기준 금리가 10월 이후 연말에 접어들면서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9월 중반까지 6% 후반을 유지해 왔지만, 저축은행 자산 건전성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10월 이후에는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가 7%대로 진입했다. 11월과 12월에는 7% 후반대로 올라 매월 0.23% 이상 금리가 뛰었다.

수도권의 저축은행 금리 상승세는 더 급했다. 12월 서울지역 27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8.12%를 기록했고 일부는 8.5~9%를 보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12개월 이상 15개월 미만은 연 8.1%, 15개월은 연 8.3%의 금리를 주고, 인터넷뱅킹으로 가입할 경우 0.1% 정도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도 한다. 이자를 매월 찾아가지 않고 만기에 한꺼번에 받는 복리식 예금에 가입하면 수익률이 연 8.51%와 8.82%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금융 불안이 장기화 될 것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해석한다.

저축은행들은 연말 들어 부동산PF 대출 문제가 부각되고 신용평가사들의 저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락 등이 겹치면서 부실 위기설에 시달려야 했다.

PF 부실 우려 따른 예금이탈이 경쟁 부채질

이같은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부 고객들은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빼냈고, 이는 수신증가율 감소를 가져와 저축은행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등을 켜지게 했다.

여기에 금융권에 장기 유동성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은행들이 수신확보에 총력전을 펼쳐 저축은행의 고금리 수신 경쟁에 더욱 불을 지핀 꼴이 됐다.


수도권 저축은행들의 11월 수신고 증가율은 월 평균 증가율인 1.3%에 못미치는 0.4%에 불과해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06개 저축은행의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결산 결과 이자수익은 4조9439억원에서 5조4364억원으로 10% 늘어났지만, 이자비용은 3조81억원으로 전년의 2조3616억원보다 27.3%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저축은행들의 금리인상 경쟁은 연체율 상승을 불러 부실을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신금이 상승은 대출금리 상승을 부르고, 이는 곧 대출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을 압박해 결국 저축은행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감독당국 금리 인상에 ‘제동’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이 2008년 1분기에 14.0%에서 2분기 14.3% 등으로 높아지고 있어 6월 말 현재 저축은행 전체 여신의 24.1%에 해당하는 PF 대출 12조2100억원 회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저축은행에 대한 위험성이 증폭되자 금융당국도 업계에 금리 인하를 지시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감원은 최근 각 저축은행에 공문을 보내 “저축은행들의 고금리 경쟁 심화는 향후 수익성 악화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실제로 저축은행들의 순이자 마진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수신금리에 대한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연말에 예금 만기가 몰려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 경쟁이 중소형 저축은행들로 확산돼 연 8% 이상으로 유지될 경우 업계 전체가 부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2월 21일 기준 전체 106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7.62%로 지난달 말보다 0.06%포인트 상승했고, 37개 저축은행들은 연 8% 이상의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위기상황 아니다” 자구책 병행

당국의 개입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최근 금리를 소폭 하향 조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기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최고점이었던 7.64%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7.59%로 떨어졌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정부의 PF대출 부실에 대한 지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한 1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매입 조치에 발맞춰 부실화 해소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인수나 부실채권 매입을 통해 부실 저축은행을 지원하는데 1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키로 하는 등 업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전체 직원 중 10%에 대해 희망퇴직을 추진키로 결정했고, 임원의 경우 20%, 일반직원은 임금 총액의 10%를 삭감하기로 했다. 제일저축은행은 내년 연봉을 동결키로 했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변동성 성격의 예산을 삭감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최근 업계에서 금리 인상을 잇따라 진행한 것은 연말에 예금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예금제휴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일각에서 우려하는 만큼의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광용 기자 <skynpine@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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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용 2009-02-20 15:23:12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