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아들, '삼성전자 특채입사 논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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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아들, '삼성전자 특채입사 논란' 일파만파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2.08.22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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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웅 전 삼성특검 아들, 특별한 경력 없는데도 삼성전자 입사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을 지낸 조준웅 변호사의 아들이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 직후, 삼성전자에 특채 입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 변호사와 삼성과의 유착거래를 의심, 당국이 수사에 나서야한다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삼성은 “특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극구 부인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 특별사면 직후 조준웅 삼성 특검 아들 삼성전자 특채 입사

야당 “조 특검과 삼성 유착거래 수사해야”… 삼성전자 “특검 무관하다”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를 지낸 조준웅 변호사의 아들이 삼성전자 과장으로 특채 입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뒷말이 무성하다.

조 변호사 아들의 입사 시기가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 직후라 정황상 석연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혜 입사 의혹

지난 20일 삼성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조 변호사의 아들 조모 씨는 지난 2010년 1월 삼성전자 중국법인에 매니저로 경력 입사했다.

이후 조씨는 지난 4월 본사로 발령받아 현재 삼성전자 인재개발센터 과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의 ‘경력’ 입사를 두고 뒷말이 적지 않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0여 년간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포기하고 중국 어학연수를 한 것 외에 특별한 경력도 없는 그가 과장으로 특채된 것은 삼성 측 내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신입사원 입사 기준 통상 8년의 기간을 거쳐야 과장으로 진급하는 것이 원칙이란 점에서도 그렇다.

조씨의 채용절차 또한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지난 2009년 12월 1~15일 경력채용 입사지원서를 받았지만, 조씨는 지원기간이 종료된 2010년 1월 6일 지원서를 제출했고 15일 채용이 확정된 것이다. 당시 정식 지원 기간을 거쳐 지원한 지원자들은 모두 탈락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법무지식과 중국어에 능통한 자를 찾던 중 현지 유학생들로 살펴보다가 평소 눈여겨 봐둔 조씨가 학벌도 좋고 제격이라 판단해 채용한 것”이라면서 “조씨는 수시채용을 통해 뽑힌 케이스로 현지 채용의 경우 대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국내 방식과는 다르다”라며 특혜 의혹을 일축했다.

특별사면에 대한 특혜?

조씨의  삼성전자중국법인 매니저 입사는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사건에 대한 특별사면 직후라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조씨는 지난 2010년 1월 15일 삼성전자 중국법인에 입사했다. 이건희 회장이 비자금 사건에 대한 특별사면을 받았던 2009년 12월 31일로부터 정확히 보름만이다.

또, 조씨가 2008년 중국 칭화대로 어학연수를 떠났던 시기는 삼성특검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지 8개월 이후로 조씨가 중국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2009년 8월 이건희 회장은 두 번째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됐고, 같은 해 12월에 단독으로 특별 사면됐다.

삼성특검이었던 조준웅 변호사는 2007년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에 임명돼 2008년 4월까지 수사를 이끌어 온 장본인으로 삼성비자금 특검 임명 때부터 ‘공안검사’ 등의 경력 때문에 수사에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1199개의 차명계좌와 324만주의 차명주식 등 이 회장의 차명재산 4조5373억 원을 찾아냈지만 그는 “비자금이 아닌 선대회장에서 물려받은 주식을 불린 개인재산”이라며 수사를 종결지었다.

때문에 이 회장에겐 횡령이 아닌 조세포탈 혐의만 적용됐고,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삼성특검의 최대 수혜자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삼성 특검팀은 삼성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로 결론짓기도 했었다.

정치권도 볼멘소리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는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조 특검과 삼성과의 유착거래에 대한 수사를 벌여야 한다”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만일 아들 특채가 삼성 특혜수사의 대가라면,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될 수 있다"며 "사실이라면, 조준웅 특검은 삼성특별검사가 아니라 삼성특혜검사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도 22일 한 라디오 매체에 출연해 이번 의혹과 관련 "당시 조준웅 삼성특검은 김용철 변호사 등 증언이 있었음에도 '삼성비자금은 없었다','선대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 받은 재산이었다'는 식으로 면죄부를 부여했다"며 "이재용 체제로의 승계를 합법화시켜 과연 삼성특검이냐 삼성특변이냐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조 변호사를 힐난했다.

이들 외에도 천정배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을 통째로 흔드는 삼성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면 정의는 사라진다”며 삼성에 대한 자조 섞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정치권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삼성 측은 특검과의 연관성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지원서에 가족란이 따로 없다. 따라서 회사는 그가 조 변호사의 아들인지도 몰랐고 알 수 있는 사항도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이 관계자는 조씨가 별다른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 입사를 할 수 있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그게 무엇이 문제가 되는가”라며 “특검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잘라 말했다.

아울러,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삼성특검과 삼성의 유착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데 대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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