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야심작 ‘코드명G’, ‘구본준 시리즈’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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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야심작 ‘코드명G’, ‘구본준 시리즈’ 불과?
  • 도기천 기자
  • 승인 2012.08.22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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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출시 앞둔 ‘구본준폰’… 업계 반응 ‘무덤덤’
[매일일보=도기천 기자] LG전자가 오는 9월 말경 4.7인치의 쿼드코어 스마트폰인 ‘코드명G(가칭)’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삼성에 시장을 내주다시피하며 뒤로 밀려난 LG전자가 최고경영자인 구본준 부회장의 이름을 앞세운 ‘구본준폰’이라 불릴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내놓는 야심작인만큼 소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부터 잇단 구본준폰 시리즈의 아류작에 불과할 것이라는 무덤덤한 반응에 이르기까지 갖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 스마트폰 경쟁에서 삼성에 시장을 내주다시피하며 뒤로 밀려난 LG그룹에 비상이 걸렸다. 9월 출시될 신제품에 LG전자, LG유플러스 등 모바일 분야 계열사들은 물론 그룹전체가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구본준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상철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자료사진)
“구본준 약발 다됐다” VS “기대해 볼만” 상반된 반응
배수진 친 LG “세계최고 사양… 하반기 터닝포인트 될것”
삼성에 뒤진 브랜드 한계 극복 못하면 ‘구본준폰2’ 전락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도 ‘좌불안석’… 그룹전체 비상

LG전자는 계열사를 총동원해 최고 사양의 제품을 만들라는 구본준 부회장 지시로 LG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전략 스마트폰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신제품은 '구본준폰'으로 불릴 정도로 LG가 삼성에게 다친 자존심 회복을 위해 사활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에 ‘코드명G’라는 가칭을 단 것은 베일에 가렸다는 의미이자 역대 최고 사양이라는 신비감을 담았다는 게 LG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제품은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2GB 램을 탑재했으며, LTE망을 통한 음성통화가 가능한 VoLTE 스마트폰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쿼드코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두뇌 기능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운데 핵심 연산 부위인 코어(core)를 4개로 늘린 중앙처리칩을 이른다. 기존 듀얼코어칩에 비해 정보처리 속도가 빠르고 멀티태스킹 성능이 높다.

화면 크기는 4.7인치로 ‘옵티머스 LTE2’와 같다. 운영체제(OS)는 구글 안드로이드 4.0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를 적용했다. 램(RAM)은 옵티머스 LTE2와 같은 2GB(기가바이트)다. 특히 후면 카메라가 1300만 화소로 역대 LG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높다. 이동통신 3사를 통해 보급되며 연말까지 북미를 비롯, 해외 출시도 함께 이뤄진다.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옵티머스’라는 기존 이름대신 새로운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디자인은 출시될 때까지 비밀이다.

LG관계자는 <매일일보>에 “현존하는 스마트폰 중 세계최고 사양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뜸했다.

스마트폰 시장 그룹전체 사활 달려

이처럼 LG가 휴대폰 시장에 집착하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할 만큼 성장한데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은 전자뿐 아니라 부품·통신 등 계열사와 자회사의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LG가 새로운 스마트폰에 거는 기대는 상상 이상이다. 그룹 내에서는 스마트폰의 성과가 LG전자 전체의 성과로 비춰지기에 여타 제품들의 실적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말이 돌 정도다.

LG그룹은 그동안 스마트폰 분야의 부진이 전 계열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판단, 하반기를 마지노선으로 정해 총반격에 나서고 있다. LG전자 구본준 부회장과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 등 모바일 분야 오너들의 경영성과가 도마 위에 오른 것.

LG전자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새로 출시될 쿼드코어 LTE폰은 부품 개발 단계부터 LG전자를 비롯한 그룹내 계열사 역량을 총 결집했다”며 “올해 하반기가 LG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분기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가 연일 돌풍을 일으키며 판매신기록을 세우고 있고 스마트폰의 절대 강자 애플도 조만간 아이폰 시리즈를 새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도 5.3인치 화면에 2GB 램을 장착한 VoLTE 쿼드코어폰을 내달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다 LG스마트폰의 계속된 시장장악 실패가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쳐 발목을 잡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 예로 볼 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10월 일명 ‘구본준폰’이라는 이름으로 ‘IPS 트루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야심작 ‘옵티머스 LTE’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다. 사실상 ‘1호 구본준폰’인 셈. 당시에도 LG전자는 옵티머스를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겨냥한 세계 최고 성능 스마트폰이라고 홍보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LG전자는 이런한 홍보 노력으로 지난해 말 7분기 만에 ‘깜짝 흑자’로 돌아서며 재기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올 2분기 영업손실 567억원)을 기록해 다시 적자 늪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이달들어 VoLTE 기능을 탑재한 ‘옵티머스 LTE2’를 출시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이 역시 같은 시기에 출시된 ‘삼성 갤럭시S3’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 회장, 후발 브랜드 오명 벗을까

LG전자는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달 초 MC본부 마케팅 센터장을 교체하고 북미지역 마케팅 베테랑인 이연모 그룹 경영관리팀장(상무)을 LG전자 휴대폰 부문으로 보내는 등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자사 직원들은 물론 계열사 직원들에까지 LG휴대폰 사용을 독려하는 모습도 전해진다.

LG전자는 2010년 스마트폰 대응 실기로 LG전자뿐 아니라 그룹 전체가 현재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게 구 부회장의 강한 의지다.

하지만 삼성이 점령하다시피한 휴대폰 시장에서 구본준호(號)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후발업체로서 기술력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이라 하루 다르게 진화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곱지 않은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이름을 내건 공격적인 마케팅도 부담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경쟁사들이 신제품에 대한 비밀주의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LG는 구본준 부회장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그만큼 실패에 대한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번 출시될 신제품이 ‘구본준폰2’로 끝날지 기존 스마트폰과는 확연히 다른 제품으로 자리잡을 지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는데, 브랜드 이미지에서 (삼성에 비해) 한참 뒤지고 있는 LG가 기술력보다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소비자 입맛에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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