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오너일가 이상한 주식거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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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오너일가 이상한 주식거래 의혹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2.08.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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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범(汎) LG가(家)계열 식품전문 중견기업인 아워홈이 오너일가의 이상한 주식거래로 구설에 올랐다. 아워홈 구자학(83) 회장의 부인을 비롯한 장남 등 오너일가는 선박펀드주식에 투자를 했다가 최근 큰 손실을 봤다. 선박과는 무관한 식품업 회사의 오너일가가 이종(異種) 사업에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입은 부분도 눈길을 끌지만, 문제는 이들 오너일가의 주식매매 과정에서 석연찮은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구씨 일가의 펀드투자 과정에 강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한편, 금융당국이 해당 거래에 대한 조사에 나설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구자학 회장 부인 및 장남 등 오너일가, 선박펀드 투자했다 손실
거래과정에 석연찮은 정확 속속 포착…금융당국 “지켜보는 중”

LG가의 3세들이 선박펀드에 손을 댔다가 큰 손실을 입은 사실이 드러나 재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자학 회장의 부인이자 고(故)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차녀인 이숙희(77) 씨를 비롯한 구 회장의 장남 구본성(55) 씨, 장녀 구미현(52) 씨, 차녀 구명진(48) 씨, 삼녀 구지은(45) 씨는 선박펀드에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입었다.

선박펀드 투자했다 ‘손실’

이들 구씨 일가가 손을 댄 선박펀드 종목은 지난 2006년 9월 설립된 코리아퍼시픽05호 선박투자회사이다. 구본성씨는 2007년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2008년 5월20일 기준으로 14.59%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1대 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이후 2009년 7월까지 세 여동생과 어머니 이숙희 씨와 함께 49.25%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총 43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펀드는 일반 공모로 조달한 자금을 통해 선박을  건조하거나 매입한 후 해운사에 임대, 일정기간 임대수익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거나 선박 매각으로 추가 수익을 얻는 등, 부동산 투자 마찬가지로 고수익 고위험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해운업 분야에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해당 펀드도 악화일로를 거듭했다. 지난 2010년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데 이어 급기야 올해 들어서는 분배금을 지급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이상한 주식거래

그런데 최근 이 선박펀드주의 주가흐름에 이상한 모습이 포착됐다. 구씨 일가가 투자한 코리아5호를 비롯한 코리아6,7호 선박펀드 종목이 지난달 하순 이후 이달 초까지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연일 최종가를 갈아치우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

실제로 지난 7월19일 종가 613원에 마감했던 코리아05의 경우 지난 7일 종가 3225원으로 크게 급등했다.

하지만 코리아05호는 1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17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다가, 해운업황이 부진해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주가가 뛸 이유가 없다.

문제는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서 아워홈 오너일가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했다는 점이다.

구씨 일가는 최고 상한가를 기록한 지난 7일부터 이틀에 걸쳐 코리아5호 보유지분 총 24만8115주(16.51%)를 주당 평균 매각단가 2836원에 매각했다. 총 매각대금은 7억365만원이다. 이로 인해 구씨 일가의 지분은 종전 49.25%에서 32.74%로 줄어들었다.

물론 이들이 이번 거래로 큰 이득을 본 것은 아니다. 해당 펀드가 설립당시에 비해 워낙 부진을 겪은 탓에 현재 구씨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13억2000여만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투자금 대비 여전히 40% 가까운 손실을 보고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조사 들어가나?

하지만 주가 상승의 이유가 없는 종목의 주가가 돌연 이상급등을 보였던 점, 이 시기에 하필 구씨 일가가 지분을 집중 매도했던 점, 지분 매각 이후 다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점 등 석연찮은 정황이 속속 포착됨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에 나설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특정 종목의 이상한 주가 흐름에 대해 조사를 한다, 안 한다 얘기를 해 줄 수 없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이 부분(코리아5호의 주식 이상급등 및 구씨일가의 석연찮은 지분매도)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아워홈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개인적인 투자와 관련된 부분이라 우리도 아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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