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칼끝 盧정권 실세로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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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칼끝 盧정권 실세로 쏠린다
  • 이광용 기자
  • 승인 2008.11.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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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盧후원회장-농협 휴켐스 헐값M&A 의혹 불똥

[매일일보=이광용 기자] 농협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검찰의 칼끝이 쏠리고 있다.

최근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김형진(50) 전 세종증권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가 참여정부 실세들과 농협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 주가조작 혐의 체포 친노인사 ‘줄줄이’
세종증권 농협에 매각시 주가 10배 이상 부풀려 수백억 차익
박 회장 미공개 정보 입수 차명으로 주식 인수한 혐의 잡아내
휴켐스 헐값인수 논란 ‘박연차-정대근 커넥션’ 의혹 밝혀지나


특히 농협으로부터 휴켐스를 인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검찰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는 양상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정황도 일부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실제로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1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과의 연루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검찰 수사의 방향이 이른바 ‘舊정권 손보기’ 차원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박연차-정대근 커넥션’ 의혹으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이 농협에 세종증권을 매각할 당시 2000원대였던 주가가 NH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10배 이상 주가를 부풀렸다는 혐의에 박 회장이 얼마나 공모했는지가 열쇠를 풀 단서로 보인다.

검찰은 박 회장의 휴켐스 인수 과정도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헐값 매각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농협의 휴켐스 매각 과정에서 불법 소지가 발견된다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세종증권-농협 M&A가 의혹의 핵심

검찰은 세종캐피탈 김형진 회장을 체포하고 이 회사 사무실과 대부업체들을 지난 19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세종증권이 2005년 10월 H사 지분을 사들여 2대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차명거래로 김 회장이 차익을 얻은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농협은 세종증권을 2006년 1월 인수해 NH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중수부는 최근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박 회장과 김 회장이 세종증권이 농협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이같은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농협은 2006년 당시 세종증권 주식 1465만주(지분율 47.62%)를 주당 8910원에 인수했다. 피인수에 따라 M&A 협상이 시작된 2005년 1월 주당 2000원대였던 세종증권 주식은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2만5550원까지 상승했다.

검찰 수사는 이에 따라 정권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거액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일부 인사가 수십억에서 수백억원까지 세종증권으로 차익을 남긴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2006년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한 시점을 전후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지인 명의로 세종증권의 주식을 사고 팔면서 거액의 차익을 거둔 정황을 일부 파악, 박 회장의 혐의를 잡았다.

정대근 전 농협회장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6년 당시 정씨가 회장으로 있었고, 노 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최근 증권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수뢰 혐의로 현재 수감 중이다.

박 회장은 국세청으로부터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7월부터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일부 탈세 혐의를 잡고 박 회장을 출국금지하는 한편 조사기간도 다음달 초까지 연장했다.

박연차 회장 휴켐스 특혜인수 의혹 확산 조짐

검찰은 특히 박 회장에 대해 2006년 6월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캐고 있다.

박 회장의 태광실업은 2006년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을 할인받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태광실업은 1차 매각협상에서 인수가격을 1777억원으로 가장 높게 적어냈다. 이는 2위 업체보다 70억원 낮은 가격이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박 회장과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이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같은 의혹을 증폭시켰다.

더욱이 박 회장은 매각협상에서 제시했던 것보다 322억원 적은 1455억원에 휴켐스를 최종 인수했다. 할인가격은 전체 매각대금의 18%에 해당한다. 휴켐스는 당시 연간 2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화학업체다. 연간 영업이익도 300억~400억원을 거뒀던 알짜기업이다.

따라서 농협이 화학생산품을 국내에서 독과점 식으로 판매하는 전망 밝은 기업을 매각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매각차익인 700억원 가량은 향후 2년이면 벌어들일 수 있는데도 싼 값에 자회사를 넘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6년 국정감사에서 홍문표 전 의원은 “애초부터 농협이 휴켐스를 매각하기 위해 박연차 회장으로 하여금 다른 업체들보다 높은 가격으로 써내게 한 다음 깎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의원 측은 “당시 주가도 높고 실적도 좋아 잘 나가던 기업을 그렇게 팔아야 했는지가 의문”이라며 “황금알 낳는 거위를 팔아제낀 것이나 마찬가지로, 동종업종도 아닌 신발 만드는 태광실업에서 인수한 것도 의혹을 부풀리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휴켐스는 지난 2006년 매출액 3000억여원에 영업이익 214억여원, 순이익 152억여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의 경우 3017억원 매출을 올려 영업이익 377억여원, 순이익 282억여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M&A할 때는 예비실사를 통해 가격을 적어내는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는 상대실사를 통해 인수가격을 가감하는 것이 통례”라며 “특혜 운운하는 것은 이같은 과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광용 기자 <skynpine@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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