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재오 복귀’ 갈등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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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이재오 복귀’ 갈등의 불씨
  • 서태석 기자
  • 승인 2008.11.17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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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선 “빨리 복귀”… 반대파 “분열만 일으킨다” 팽팽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이재오 전 최고위원 복귀를 둘러싸고 한나라당이 연일 시끌시끌하다. 내부적으로 치닫는 계파갈등으로 분열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조기 복귀해야 한다는 친이재오파와 지금 시점에 복귀해봐야 당내 분열만 일으킬 뿐이라는 반대파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 사실상,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복귀설만으로도 한나라당은 이미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권영세, ‘이재오=사냥개’ ‘이방호=꽃게’… 화합 강조 반대
친박계선 ‘시기 아냐’ 비우호적 국민정서 들며 복귀 경계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조기 복귀를 반대하는 권영세 의원은 지난 12일 CBS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당분간 조용히 물러나 있는 게 이 정부를 위해 정말 큰 도움이 되는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된다”며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분들도 아마 냉정한 자기 성찰을 해본다면 진정 이 정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자신들의 역할이 그냥 조용히 있는 게 가장 바람직한 역할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이 전 최고위원의 2선 후퇴를 강력 주장했다.

“사냥은 다 끝났다”

특히, 이 같은 견해를 밝히는 도중 권 의원은 “지금은 사실 사냥은 다 끝났고, 사냥개나 꽃게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면서 “당 화합이 정말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나 이방호 전 사무총장 등을 ‘사냥개’와 ‘꽃게’에 비유, 당 화합을 헤칠 우려가 있으니 복귀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권 의원은 “지금 간신히 봉합되고 훨씬 더 봉합돼서 활력 있는 정당으로 바뀌어져야 할 때, 우리 한나라당을 더욱 찢어 놓는 행태라고 생각이 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조기 복귀를 강력 주장해온 공성진 최고위원은 정면 반박,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친박계에서는 복귀 불가를 더욱 노골적으로 외치고 있다.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최근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설과 관련해 “현재 나라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한나라당과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이 우호적이지도 않은데 과연 이 시점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허 최고위원은 평화방송에 출연해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의원의 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은 이명박 대통령한테 도움이 되느냐, 또 한나라당에 도움이 되느냐로, 이 문제는 이 전 의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반대론을 피력했다.

그는 “이 전 의원도 정치인이니까 정치를 하고 싶은 꿈을 갖고 있고 그것을 펼칠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은 이해되고도 남는다”면서도 ‘현 시점은 아니라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재오 전 의원 쪽 인사들은 복귀론을 공론화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BBS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재오 최고나 이런 분들이 재야에, 정치권에 안 계시는데, 토사구팽이라는 용어로 인용을 하신 거 같은데 조금 표현을 거칠게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 갔을 뿐 현역 정치인…
“사냥개는 언제든 필요”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를 통해 국민들의 설정이나 목표가 경제 회생이나 일자리 창출이지만 아직 요원하다. 사냥이 끝난 상태가 아니다”며 “전리품을 나눠서 파티를 한다, 이런 분위기가 아닌데 상황이 끝났다라는 식으로 현실이나 상황을 설정하니까 사람들이 좀 의아해하고 있다”고 권영세 의원 발언에 정면 반박했다.

공 최고위원은 ‘사냥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사냥개는 언제든지 필요하다는 말’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명확히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도 최근 조기 귀국설이 나오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에 대해 본인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며, 향후 정치적 역할에 대해 “귀국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최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 복귀설과 관련, “이 전 의원이 언제 오느냐는 것은 본인이 판단을 할 일”이라며 “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큰 역할을 한 분이라고 이해를 하고 있고,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경험들이니까 돌아오면 나름대로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도 이재오 전 의원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금도 (이재오 전 의원은) 언제든지 활동할 수 있다”며 “복귀 운운한다는 것도 난센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모 방송에서 “이 전 의원은 정계를 은퇴한 일도 없을 뿐더러 선거에서 졌을 뿐 잠시 유학가서 공부하고 있는 현역 정치인”이라며 복귀설을 거들었다.

그는 “정치인의 활동을 어떤 식으로든 계파적 시각에서 보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며 “정치인이 당에서 일하는 것은 당원들이, 정부에서 일하는 것은 정부에서, 재보선에 나오는 것은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지 본인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찬반 논쟁이 격화되는 현상에 대해 여권의 한 인사는 “이처럼 ‘이재오 복귀 논쟁’은 복귀 여부를 떠나 이제 당내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킬 정도로 분란의 불씨가 됐다”면서 “친박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찮아 내부를 추스를 ‘모멘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태석 기자 <seo@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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