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우리 지금 떨고 있다’
상태바
‘그래… 우리 지금 떨고 있다’
  • 황윤하 기자
  • 승인 2008.10.22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베이트 관행’ 제약업계, 유한양행 비자금 파문 후폭풍 ‘벌벌’

[매일일보=황윤하 기자] 유한양행이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후폭풍’을 우려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영업사원들에게 올해 초부터 매월 100만원에서 400만원의 상여금을 줬으나 일부 지역 지점에서 이를 지급하지 않고 일괄 관리한 뒤, 병·의원에 리베이트 명목으로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영업사원 상여금 명목으로 매달 40억~50억 원의 리베이트를 편법 지급해 연간 400억~500억 원을 병·의원에 전달하고 있다.

유한양행 영업사원들은 회사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자신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전혀 받아보지도 못했고, 심지어 상여금이 간부의 통장으로 바로 이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를 리베이트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못 받았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면서 “아마 일부 지역에서 영업성과를 올리기 위해 상여금을 취합하고 영업활동에 사용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상여금을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6월경 중단했다”며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 자체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 측은 “절대 회사에서 지시한 사항은 아니지만 몇몇 영업소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유한양행의 비자금 조성 서류를 입수하고 사건을 서울 남부지검 특수부에 배당,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전방위 조사에 나선 터라 유한양행 ‘리베이트용 비자금 조성’ 파문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이런 까닭에 제약업계는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모 제약업체 관계자는 “상여금 명목으로 계좌에 입금되면 상품권 등을 구입해 비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병·의원 리베이트 비용으로 사용한다”며 “(비자금 조성은) 제약업계에서는 공공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병·의원에 전달하는 국내 제약업체의 리베이트가 업체규모에 따라 연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에서 이를 불법으로 결론 내고, 불공정 시비까지 일 경우 업계 전반에 후폭풍이 밀려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윤하 기자 <bluesky2157@sisaseou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