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거주 구직자, 취업자금에 두 번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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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거주 구직자, 취업자금에 두 번 울어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8.10.21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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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10번 면접 시 140만원 필요…면접비 없는 회사가 절반

[매일일보=권민경 기자]

지방에 거주하는 구직자들이  면접 한번에 평균 14만원의 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만만치 않은 내는 등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본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 그만큼 서울에서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구직자들도 많다. 그러나 지방에 거주하는 구직자들은 서울권 소재 회사의 서류전형을 통과하고도 걱정해야 할 것이 많다. 교통비에 식비, 때로는 숙박비까지. 면접을 보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가 서울과 거리가 가까운 경기권을 제외한 강원, 충청, 전라, 경상권 거주 구직자 3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권 소재 회사에서 면접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76.2%(230명)였다.

이들이 교통비, 식비, 숙박비 등 면접 한 번에 들인 비용은 평균 14만원 정도로 나타났다. 구직자가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수차례 면접에 도전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금액이다. 평균 면접 비용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랐는데 충청권이 10만원, 강원권이 11만원, 전라권이 12만원, 경상권이 18만원 등으로 거주지가 서울로부터 멀수록 많은 비용을 쓰고 있었다.

이렇듯 면접을 볼 때마다 상당한 출혈이 발생하는 지방 구직자들. 그러나 기업으로부터 면접비를 받았냐는 질문에는 ‘일부 받았다’는 응답이 40.0%였고, ‘거의 받지 못했다’(25.2%), ‘모두 받지 못했다’(23.5%)는 부정적인 응답이 48.7%나 됐다. ‘모두 받았다’(11.3%)고 답한 구직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서울에서 면접을 봐야 하는 지방 거주자들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만일 서울에서 면접을 봐야 하는데 시간마저 이른 오전이라면 어떻게 할까. 대부분의 구직자는 ‘전날 미리 상경하겠다’(87.0%)고 답했다.

실제로 서울에서 면접을 보기 위해 전날 상경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83.5%였고, ‘거리가 멀어서(47.9%)라는 이유 다음으로 ‘면접 시간이 오전이어서’(41.7%)라고 이유를 밝혔다.

숙박비 등으로 면접비용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른 면접시간 때문인 것. 그 외에도 ‘불안해서’(4.2%), ‘면접을 위한 준비물이 많아서’(3.1%) 등의 이유가 있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구직자를 위한 기업의 배려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하지 못하다’(39.1%), ‘매우 충분하지 못하다’(20.0%) 등 부정적인 반응이 절반을 넘었으며, 그 외 ‘보통이다’(32.2%), ‘충분하다’(7.8%), ‘매우 충분하다’(0.9%)라고 답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한 달에 10번 면접을 봤다면 면접 비용만 월 140만원이 드는 셈이므로 상당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에서 올라오는 구직자들을 위한 기업의 시간적, 금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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