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역할은 덜 나쁜 놈을 선택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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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역할은 덜 나쁜 놈을 선택하는 것”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2.05.20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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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재단, 21일 노 전 대통령 마지막 육성 공개
[매일일보 김민지 기자]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이 21일 서거 3주기를 맞아 노무현재단이 제작한 특집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이날 공개되는 노 대통령 육성은 서거 직전까지 봉하에서 참모들과 함께 진행한 진보주의 연구모임 회의내용 중 일부다.

서거 나흘 전인 2009년 5월19일 마지막 회의와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던 같은해 4월22일 연구회의 내용이 공개된다.

마지막 회의는 사실상 회의라기보다 연구모임을 해산하는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구가 잘 돼야 자네들하고 만나면서 그나마 이 작은 끈이라도 이어가지. 안 그러면 이 적막강산에 쓸쓸해서 무슨 낙이 있겠는가”라고 심경을 토로한다.

또 끝까지 참모들의 삶을 걱정하고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강조한다. 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자네는 앞으로 먹고 살 길이 있는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어 “시민이 중심추”라면서 “시민의 역할은 더 좋은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에 대한 도덕성이나 신뢰나 다 있지만, 그가 무슨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이) 선택의 기준, 정책의 판단 자료를 모아 시민들 사이에 선택 기준을 세우는 마당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4월22일 회의를 마치고 노 대통령은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버리라고 한다. 그리고 4월30일 검찰에 출석했다.

당시 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대한 참담한 심경, 삶을 초월한 것 같은 고독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고 노무현 재단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곳에서 해방되는구나 하고 돌아왔는데…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내가 돌아온 것은 여기(봉하)를 떠나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왔다”고 말한다.

또 당시 철저히 고립된 심경에 대해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이라고 언급해 표현한다.

한편 특집 팟캐스트는 본 방송 공개전인 20일부터 미리듣기 방송을 들을 수 있다.

특집 팟캐스트는 나꼼수 스튜디오 벙커1에서 녹음됐으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공동사회를 봤다.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과 『나는 개새끼입니다』 저자이자 ‘노무현 카피라이터’로 유명한 정철씨가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했다.

양정철 전 비서관과 김경수 본부장은 노 대통령과 진보주의 연구모임을 함께 하며 지근거리에서 마지막까지 보좌했던 핵심 참모다.

방송을 들으려면 아이튠즈(애플사의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이트)에서 키워드 '노무현'으로 검색하거나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클릭하면 된다. 아이블러그에 개설된 노무현재단 채널을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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