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맨’ 어윤대의 KB금융, 남은 1년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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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 어윤대의 KB금융, 남은 1년 어떻게 되나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2.05.16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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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된 가운데 여전히 은행분야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각 금융지주사들은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비은행’ 분야를 육성하고자 시장에 매물로 나온 ING생명․동양생명 등 보험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보험사 M&A를 포함해 하반기 우리․KDB산은금융의 민영화 등 금융지주사를 둘러싼 굵직한 현안들이 산재해 있는 금융지주사의 상태를 진단해봤다.

KB국민은행, KB금융 실적의 90% 담당

KB금융지주는 지난 4월 올해 1분기 60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에 비해 20.38% 급감했지만 전분기에 비해서는 175.34% 급증했다.

KB금융지주의 실적은 KB국민은행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KB국민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5247억원을 기록, KB금융지주 전체순익의 90% 가까이 된다.

실제로 K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급증한 이유도 KB국민은행이 성동조선 관련 2000억원이 넘는 파생상품 손실인식과 고정이하여신 대손충당금을 1000억 가까이 쌓는 등 일회성 비용의 상당부분을 직전분기에 털어냈기 때문이다.

어윤대 “ING생명 반드시 입찰”

▲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금융지주’라는 명칭에 맞게 KB금융 계열사에는 KB국민카드, KB투자증권, KB생명보험, KB자산운용 등 금융분야 전반에 걸쳐 포진해 있다. 하지만 KB금융지주의 실적은 ‘금융지주’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은행’ 분야에 집중돼 ‘비은행’ 분야의 성장이 절실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수수료 인하 압박과 맞물려 올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올해 KB국민은행의 실적전망이 밝지 않아 당장 ‘비은행’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비은행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쳐 왔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어 회장의 비은행 분야 확충이란 갈증을 풀어줄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ING생명이 ING생명의 아시아․태평양 지부를 매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어 회장은 ING생명이 매물로 나오자 즉각 대외적으로 인수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어 회장은 ING생명의 인수를 위해서라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라도 본입찰에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을 정도다.

하지만 KB금융을 포함한 다수의 회사들이 ING생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 최종 인수를 장담할 수 없다.

오는 18일 예비입찰서 마감일을 전후해 ING생명의 인수경쟁자들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 경쟁자들의 성격에 따라 KB금융의 향후 추이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메가뱅크 탄생할까 ‘KB+우리’

KB금융이 M&A 시장에서 인수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곳은 ING생명 말고도 또 있다. 이번을 포함해 3번째 주인을 찾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새로운 주인으로 KB금융이 지목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번에야 말로 우리금융을 민영화시키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이 달라진 점은 ‘합병방식’의 허용이다.

지난 4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라 금융당국은 합병 방식을 제안한 입찰자가 합병금융지주의 신주 외 현금 등 다양한 합병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우리금융을 민영화 할 수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상법이 KB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지주사들과의 합병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식교환 등으로 합병하는 방식을 택하면 엄청난 현금이 없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은행 노조는 즉각 KB금융과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즉각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금융당국이 KB금융과 강제로 합병을 시킬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노조 역시 우리금융과의 합병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전 국민․주택은행 합병당시에도 알 수 있듯 국민․우리은행 합병을 통한 시너지는 없다”며 “비은행 분야라면 모를까 우리금융쪽 은행분야와의 합병은 결사 반대”라고 밝혔다.

KB금융 사측 입장도 아직까지는 우리금융에 ‘관심없다’는 의견이 대세적이지만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1일 어 회장은 기자들에게 “(금융당국이 발표한) 우리금융 매각 방식에 대해 보고를 받은 바가 없다”며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전까지 ‘전혀 관심없다’라는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선 상태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다 이전 어 회장이 ‘우리투자증권’과 ‘지방소재 은행’(경남․광주은행)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이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MB맨’ 어윤대, 레임덕도 같이 겪나

이처럼 다방면에서 KB금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어 회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지만 MB정권말기로 가면서 어 회장 취임초기부터 발목을 잡았던 현 정권과의 ‘연줄’이 CEO 리스크로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어 회장이 정권교체와 맞물려 조기퇴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금융권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어 회장과 현 정권과의 밀월관계를 지적하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어 회장은 지난 2010년 KB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두고 당시 KB국민은행 은행장이던 강정원 행장과 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KB국민은행 내부 분위기는 현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던 강 행장이 금융지주 회장으로 승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MB와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에 ‘고려대 총장’ 출신이기까지 한 어 회장이 결국 KB금융의 수장으로 낙점됐다.

이를 두고 당시 어 회장과 MB와의 ‘학연’이 정부의 입김이 음양으로 미치는 KB금융지주사 회장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평가속에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어 회장은 “KB금융은 비만증을 앓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해 3400명이 넘는 인원을 구조조정 하는 등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소신껏 KB금융을 이끌어 왔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 부행장 선임과정에서 소위 ‘SKY’ 학벌 언급으로 노조의 질타를 받은데 이어 실제 부행장 인사의 면면이 어 회장 측근인사로 분류되는 명문대 출신들로 메꿔져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의 상태는 지주사의 ‘종속경영’을 당하고 있는 상태다”며 “하는 일도 없는 지주사 임원들이 부사장급인데다 그것 마저도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어 회장이 지주뿐만 아니라 국민은행 부행장급 선출에서도 소위 'SKY' 학벌 스펙을 언급한데 이어 실제로도 현업에서 고생한 상고 출신들을 제치고 SKY 출신의 자기 측근 인사를 앉혔다”며 “은행인사는 은행장 고유 권한인데 민병덕 행장이 어 회장의 눈치를 살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부행장 선출 논란에 이어 주주총회 과정에서도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에 제동을 걸어 노사간 갈등이 극에 치닫기도 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어 회장에게 집중된 권력 견제를 이유로 노조가 직접 사외이사 추천을 추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KB금융지주의 신규 사외이사로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이 주총에서 선임됐다.

이에 KB국민은행 노조는 즉각 반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KB국민은행 노조는 “KB금융 사외이사는 MB와 어윤대 측근 낙하산의 잔칫상이 아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KB국민은행 관계자는 “MB 정권말기와 맞춰 내부적으로도 CEO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정권이 바뀌게 되면 그에 맞춰 CEO도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 조직일부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귓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간 노조가 무슨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던 사측이 최근 갑작스레 선언한 노사공동선언문 배경도 실상은 이 같은 점을 염두해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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