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건설, 7일간의 ‘용정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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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건설, 7일간의 ‘용정 악몽’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2.04.27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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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 지옥 오르락 내리락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한라건설(회장 정몽원)이 시공 중인 청주 용정한라 비발디가 최근 부실시공 의혹에 휩싸여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골조공사가 진행 중인 단계에서 부실시공 불거진 부실시공 의혹 소식에 깜짝 놀란 입주예정자들은 곧장 관할청을 방문해 사실관계 규명을 요구하는 등 큰 소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는 일주일 만에 ‘해프닝’으로 일단락 났다. 긴급구조안전진단에서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 이로써 한라건설은 자칫 부실시공업체로 낙인찍힐 뻔한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공사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 청주 용정지구 한라비발디 조감도
한라건설이 시공 중인 청주시 용정지구 ‘한라비발디’, 부실시공 의혹
긴급구조안전진단결과 ‘부실시공 아니다’ 결론…한숨 돌린 한라건설

한라건설이 청주 용정지구에 건설 중인 한라비발디 아파트의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 됐다. 하중을 지탱하는 보와 벽 등에서 심각한 균열 현상이 발생해 자칫 붕괴로 인한 대형사고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5일 모 지역 일간지에 공개된 현장 사진에는 아파트 지하층 벽면에 균열현상이 발생한 모습이 담겨져 있어 부실시공 의혹에 더욱 힘이 실렸다.

불안에 떠는 입주 예정자들

한라비발디가 들어설 용정지구는 지난 2007년 4월부터 용정동 392-6번지 인근 21만850㎡(약6만3893평)에 조성되는 재개발 사업지로 당초에는 신성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있었다.

하지만 신성건설이 부도를 맞게 되면서 지난 2010년 10월부터는 한라건설이 새로운 시공사로 참여, 오는 2013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하 2층~지상 25층 16개동에 전용면적 기준 84㎡(약25평) 835가구, 101㎡(약30평) 520가구, 134㎡(약40평) 45가구 등 총 1400세대로 구성 된 한라비발디를 건설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약 38.75%로, 골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단계이다.

한라건설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해 8월 이미 100%의 분양율을 달성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돼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라건설이 2010년 11월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뒤 10여 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이는 그만큼 용정지구 한라비발디에 대한 입주예정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방증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실시공 의혹이 불거지면서 입주예정자들의 기대감은 금세 불안감으로 바뀌었다. 의혹이 제기된 직후 이 아파트의 입주예정자들이 형성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실시공 의혹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고, 이중 일부는 직접 청주시청 건축과를 찾아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시 건축과 공동주택담당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의혹이 제기된 직후 곧바로 민원인들이 찾아왔다”며 “일부는 직접 공사현장을 찾아 관리자를 만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한라건설 정몽원 회장
화들짝 놀란 한라건설

사태가 크게 확산되면서 한라건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라건설은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라건설은 앞서 올해 1월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증자에는 한라건설의 최대주주인 정몽원 회장이 300억원을 출연했고, 계열사 마이스터가 200억원, KCC가 500억원을 투입했다. 아울러 한라건설은 만도 주식 45만주(2.4%)를 매각해 855억원을 마련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잰걸음에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부실시공 의혹이 사실로 판명 날 경우 행정처분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향후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는 일주일 만에 새 국면을 맞이했다. 긴급구조안전진단결과 용정지구 한라비달디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시 건축과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안전진단을 실시한 업체로부터 아파트의 구조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부실시공 아닌 ‘건조수축’

이번 긴급구조안전점검을 맡은 업체는 청주 소재의 신성종합건축사사무소다. 사무소에 따르면 이번 안전진단은 슈미트햄머와 철근탐상기, 균열측정현미경을 등을 활용해 철근배근 상태와 콘크리트 강도, 균열 폭 등을 정밀 진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이 아파트에 생긴 균열은 부실시공과는 연관이 없는 콘크리트의 ‘건조수축’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검사를 맡은 신성종합건축사무소 구조안전진단팀 이우진 박사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균열이 발생한 부위를 살핀 결과 고층부와 저층부가 만나는 2차부재 부위에서 균열이 발생했다”며 “건물의 하중을 버티는 구조부재에서 발생한 균열이 아니기 때문에 아파트의 구조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균열의 원인은 콘크리트의 건조수축에 있다”며 “온도 변화나 외부 환경 등으로 콘크리트의 외부가 빠르게 마른 반면 내부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마르면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이는 아파트 시공이 완료된 이후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콘크리트의 속이 다 마른 후에 다시 보수를 하면 된다”며 “안전성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라건설 관계자 역시 “안전성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현장 관계자들이 앞으로 상황에 맞춰 보수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청주시는 이번 부실시공 논란을 확실히 해소하기 위해 한 달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시 건축과 관계자는 “좀 더 확실한 결과를 알기 위해 한 달간 상태를 지켜본 후 다시 구조진단검사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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