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상장폐지 최종 결론 19일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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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건설, 상장폐지 최종 결론 19일 날까?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2.04.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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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4개월 체불 임금 받아내기 위해 18일부터 파업 돌입

[매일일보=권희진 기자] 벽산건설의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증권선물위원회 회의가 19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가운데 이 회사 노조원들이 4개월 넘게 밀린 임금체불을 요구하기 위해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능력 평가 26위의 벽산건설은 2010년부터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을 진행중인데, 지난 2월 회계처리 위반이 적발된데 이어 3월에는 50% 자본잠식 공시가 나오는 등 생사의 기로에서 허덕이고 있다.

벽산건설 노동조합은 지난 12일 총회를 열어 회사자금 유동성 문제로 인한 밀린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를 벌여서 참여 조합원수 183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8명의 찬성으로 파업 투쟁을 결정했었다.

김건문 벽산건설 노조 사무국장은 임금체불이 발생한 이유와 관련 건설경기 악화와 무리한 아파트 건설로 PF상환이 가져온 자금 악화에 따른 연장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벽산건설 노동조합 한소리 21이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급여가 5개월이나 체불돼 가정이 무너지는 상황, 조직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총파업 투쟁”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 총체적 난국을 총파업투쟁으로 돌파하고자 한다”며 “가만히 앉아서 경영진의 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투쟁으로써 채권단 및 정부기관을 상대로 답을 요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벽산건설 노조는 지난 달 3월 하순 벽산건설과 회장의 면담을 들어 “기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함에 대한 회한과 직원들의 고통에 안타까워하는 심정이 느껴졌지만 계열사를 통한 ‘자금지원과 M&A'에 대해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는 없지 않느냐'는 표현으로 한계를 토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경영주의 진정성은 충분히 느꼈지만 경영주로서의 해결책은 보여주지 못했다”며 “회사를 지키고 살려낼 오너십을 기대할 수 없고 그 기대 때문에 결국 이 지경까지 몰고 온 것”이라고 한탄했다.

벽산건설 노조는 지난 3월 28일 우리은행을 방문, 주채권 은행과 노조와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과 호소문을 첨부한 바 있다.

노조는 “수금재원이 바짝 말라있는 상황에서 자력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는 이미 지났다”며 경영진은 물론 채권단에게 해결책을 요구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총파업 결의 후 이들은 앞으로 현장과 본사 공동연차를 통한 투쟁과 회사에 대한 법적조치(검찰고발 및 통장가압류)를 시행할 예정이며 체불임금 이외의 미지급 단협사항과 관련 노동부 항의 방문, 주채권은행 시위 및 집회, 금융감독원 항의 방문을 계속적으로 실천할 예정이다.

모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서 분양가보다 시세가 낮은 아파트가 속출하다 보니 계약포기에 따른 미입주가 늘어나고 결국 건설사들에게 미입주는 투자비 회수와 직결돼 건설사 자금 유동성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중도금이나 잔금회수가 막히게 되면 건설사들은 공사비 회수는커녕 오히려 금융권으로 부터 빚 독촉에 몰린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10대 건설사가 보유한 우발채무는 최저 3000억원에서 최대 3조3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준으로 10개 대형사 중 2008년보다 우발채무가 늘어난 회사는 절반인 5개사로 집계됐다.

따라서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금융위기 이후 수년째 이어온 주택시장 불황으로 기존 워크아웃 돌입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입주에 따른 추가비용도 큰 부담으로 보았는데 건설사는 재분양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추가 경비로 지출되는 것으로 계약 중도금 무이자 융자 뿐만 아니라, 분양가 할인도 건설사 부담이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업은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

주택사업에 올인하던 건설사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되면 곧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상환 압박과 맞물려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것.

이와 관련 벽산건설 노조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악화인 상황에서 아파트는 계속 짓고 미입주가 늘어나면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다. 또 PF대출 상환에 워크아웃까지 곧 임금체불은 이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시공능력 평가 26위였던 벽산건설은 부산 지역의 미분양 사태로 PF지급 보증이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벽산건설 노조 임금체불과 관련 벽산건설 측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측에서 주장하는 오너의 부실경영 책임과 임금체불은 관련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벽산건설관계자는 “건설경기자체가 불황이고 많은 중견사 들이 워크아웃 상태”라며 “ 때문에 사실상 수주가 안 되는 상황인 만큼 자금 유동성에 악화가 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사 간의 신뢰관계는 워낙 탄탄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벽산건설의 상장폐지실질심사에 따른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한 증권선물위원회 회의가 19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됐다.

벽산건설은 지난 2월부터 상장폐지심사가 이루어졌고 3월 달에는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통해 심의를 속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상장폐지 결과와 관련 어떤 예측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측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나 개선대책을 충분히 전달한 만큼 긍정적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2008년 이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일부 중견건설사들은 워크아웃 졸업은 커녕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역시 노사 간의 싸움이 원만하게 해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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