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핵안보’ 대신 ‘핵무기안보’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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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안보정상회의, ‘핵안보’ 대신 ‘핵무기안보’만 집중”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2.03.28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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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의행동 “50여국 정상모임 치고 너무 일반론적 합의”

▲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손을 들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27일 폐막한 ‘2012 서울핵안보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에너지정의행동은 “국가 정상들이 한날 한 장소에 모여 합의한 내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평의하고 일반론적인 합의”라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딱 걸맞다”고 평가절하했다.

2010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의 경우, 50여개국 국가정상이 모인 메머드급 회의였으나, 정상성명(코뮈니케)의 주요 내용이 대부분 그간 국제사회에서 논의되던 것을 “재확인”하고 “강제력없는 장려”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해 핵무기 감축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은 채 “핵테러”라는 가상의 상황을 전재로 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어왔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러한 측면에서 27일 끝난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은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제력 없고, 실질적 감축 결의 약하고, 핵무기도 폐기 대신 이동
후쿠시마 대참사 불구 핵발전에 대해서는 계속 추진 방침 재확인

의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었던 고농축우라늄(HEU) 감축과 관련해 2013년말까지 자발적 감축 계획 발표를 결의하기는 했으나, 어떠한 강제력도 없고, 단지 2013년이라는 기한을 두었다는 점에서 2010년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와 달라졌을 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진 것에는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라고 이야기하는 자발적 감축의 경우에도 우크라이나의 경우, 구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 있던 핵물질을 러시아로 대부분 옮기는 수준이며,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플루토늄도 미국으로 옮기는 등 결국 핵물질의 폐기가 아니라, 수평이동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아르헨티나, 호주, 체코, 우크라이나 등 10여개국에서 400kg의 고농축우라늄 감축이 진행되지만, 정작 가장 많은 고농축우라늄을 갖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7톤과 48톤 줄일 뿐이다.

에너지정의행동은 “냉전시대부터 고농축우라늄 비축을 시작한 미국의 경우 약 300톤이상의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갈길이 너무나 멀다”며,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실망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탈핵발전에 대한 부분에서 더욱 분명해 진다”고 밝혔다.

▲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를 마무리하는 의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것처럼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는 기본적으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Atoms for peace)’에 기반한 회의였다”며, “즉 핵발전의 필요성에 대해 기본적으로 인정하는 가운데 진행된 회의”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서울 코뮈니케에서 언급하고 있는 2011년 9월 UN 고위급회의의 경우, 각국 대표들이 그간 핵발전소 안전신화에 대해 반성하거나 안전조치를 언급하기 보다는 핵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그 어느 곳에서 핵발전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이를 줄이거나 폐쇄하기 위한 언급이 되지 않은 점은 이번 회의의 주제가 ‘핵안보’가 아니라 ‘핵무기의 안보’에만 치우쳐졌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이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 붙일 만한 이름”이라며, “각자의 나라에서 가장 바쁜 일정을 추진하고 있을 국가 정상들이 한날 한 장소에 모여 합의한 내용이라고 하기엔 이번 합의는 너무나 평의하고 일반론적인 합의”라고 지적했다.

이헌석 대표는 “더구나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상황을 고민하기는커녕 오히려 인류 전체의 생각에 역행하는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며, “각국 정상들이 핵없는 세상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다음에는 이번 회의 결과보다 더욱 진전된 결과를 내놓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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