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라이벌戰③] 쿠팡vs위메프, 적자 치킨게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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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라이벌戰③] 쿠팡vs위메프, 적자 치킨게임 승자는?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4.2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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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지난해 연간 1조원 영업손실 기록…올해도 공격적 사업 확대 목표
위메프, 직매입 비중 줄여 운반비 절감…적자폭 감소로 전선서 한 발 물러나
쿠팡 서울 본사(왼쪽), 위메프 서울 사옥.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이커머스업계가 시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며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중 쿠팡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원을 돌파하며 사업 확장에 고삐를 당기고 있고, 위메프는 사업안정화로 초점을 돌린 모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연간 100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실제 국내 전자상거래 총 거래액은 2017년 91조3000억원에서 2018년 111조8939억원으로 한 해 동안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각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영업손실을 감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지난해 4조422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쿠팡은 외형이 더욱 확대된 반면, 영업손실 1조970억원을 나타내 내실을 확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앞선 2017년에도 업계 최대 영업손실액(6388억원)을 기록했음에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 논리를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적자폭을 더욱 넓혔다.

적자폭 상승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기존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까지 확대했다. 지난 2014년 5만8000종에 불과한 로켓배송 상품군을 500만종까지 늘렸고, 올해도 지속적인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여기에 김범석 대표 체제에서 고명주 신임 대표이사와 정보람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해 3인 각자대표체제로 전환되는 점도 외형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고 대표와 정 대표는 각각 인사 및 조직융합 관련 전문가, IT금융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인사와 결제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하며, 사업을 넓혀가는 가운데, 위메프는 적자 치킨게임에서 한 발 물러서고 있다. 그간 발생한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위메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90억원으로 전년(417억원) 대비 6% 가량 감소했다. 다만 매출액도 줄어든 점은 숙제로 남았다. 거침없이 외형을 확대하는 쿠팡과 대조적이다.

두 업체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이유로는 직매입 구조가 있다. 쿠팡의 매출기준 직매입 비중은 90% 가량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가졌다. 이와 달리 위메프는 같은 기간 직매입 비중을 55%에서 50% 수준으로 낮췄다. 

위메프의 직매입 비중 감소는 운반비용 감소로 이어졌다. 위메프는 지난 2017년 운반비용만 219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5억원으로 약 70% 감소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배송은 타 배송업체와 협력을 통해 이뤄지며, 이는 운반비용에 포함된다”며 “직매입은 거래액과 같기 때문에 거래액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운송 물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위메프는 전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적자 확대를 감수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배송인력을 통해 직판업체들을 방문해 일정 금액을 지불받고 물건을 회수하거나 직판업체가 물류센터로 직접 배송하기 떄문에 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맞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업체가 해당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투자유치가 어려운 업체들은 조금씩 전선에서 물러나고 있다”며 “결국 소프트뱅크의 조 단위 투자유치를 이끌어낸 쿠팡만이 적자폭이 확대됨에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형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위메프를 비롯한 타 이커머스 업체들은 치킨게임에서 조금씩 멀어지며 사업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직매입을 통한 운송비 같은 경우 배송시스템을 갖춘 쿠팡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이 구도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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