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메모리’ 이재용이 ‘비메모리’로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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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의 ‘메모리’ 이재용이 ‘비메모리’로 잇는다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4.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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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20’ 10년 만에 ‘반도체 비전 2030’…비메모리로 초격차
이재용 “2030년, 비메모리 1위 자신”…133조 공격적 투자 단행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오늘의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1등 공신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주목한 메모리 반도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래의 삼성전자를 이끌어갈 차세대 먹거리로 비메모리를 선택했다.

24일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代)를 이어 반도체를 통해 삼성전자를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메모리반도체 구상은 적중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지난 2017년 세계 반도체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비메모리반도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흔들리는 반도체 1위 수성을 위해서는 비메모리분야는 시급한 과제다.

이재용 부회장의 선택은 비메모리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를 통해 ‘초격차’를 이룬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밝힌 ‘반도체 비전 2030’은 지난 2009년 창립 40주년을 맞아 이 회장이 내놨던 비전 2020 이후 10년만에 이 부회장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비전 2020’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매출 4000억달러(당시 기준 473조원)로 전세계 IT업계에서 압도적 1위로 올라서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내년 매출 전망치가 약 240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와 TV,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패널 업계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어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은 미래먹거리로 부상하는 AI, 5G 등 4차 산업시대에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를 달성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비교할 수 없는 ‘절대강자’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에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같은달 여당 지도부의 경기 화성사업장 방문 자리에서도 “2030년까지 비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비메모리 분야에도 초격차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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