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원료값 급등… 가격 협상 난항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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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원료값 급등… 가격 협상 난항 ‘한숨’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4.2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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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 5년 만에 최고치 기록… 상승세 지속
조선·자동차·건설업계, 타협점 찾지 못하고 장기화
국내 철강사들이 조선·자동차·건설업계와의 가격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부. 사진=현대제철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철강사들이 조선·자동차·건설업계와 가격 협상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전방산업의 업황 부진 등에 따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2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중순 철광석 가격은 t당 95.1달러로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 광산댐 붕괴사고와 호주 사이클론 영향으로, 철광석 가격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한 철광석 가격은 올해 1월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가 소유한 광산의 댐 붕괴 사고로 공급량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달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은 2219t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6% 줄었다.

발레는 지난해 3억8000t의 철광석을 생산했지만, 댐 붕괴사고 이후 9280t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더해 이달 초 호주 서부 필바라 지역에서 대형항구에 사이클론 피해가 발생했다. 시속 125km가 넘는 강풍과 폭우로 수출항 항만시설이 봉쇄됐다. 호주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철광석 수출국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철광석 공급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철강업계는 제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는 조선업계와 작년 12월부터 올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는 원료값 상승에 따라 후판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수년간 적자를 유지했던 후판 사업부를 정상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도 이미 지난해 두 차례 후판가격이 올라가는 등 잇단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동차강판 협상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가격인하 압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 생산비중이 모든 철강 제품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17년 7.1%에서 지난해 4.9%로 낮아졌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악화된 실적 등을 이유로 원가절감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동차강판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와 진행 중인 철근가격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는 건설자재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월별고시제’를 두고 대치 중에 있다.

월별고시제는 철근가격을 매월 건설공급자에 개별 고지하는 제도다. 철강업계는 원·부재료값 등 가격인상을 반영하지 못한 데다, 지난해 철근값 담합 협의로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판매가격 체제가 지속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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