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업계, 노후주택 증가에 마냥 웃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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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업계, 노후주택 증가에 마냥 웃을 수 없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4.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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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건산연 조사, 내년부터 준공 30년 이상 노후주택 급증
패키지 등 프리미엄화 열풍…저소득 고령자 수요 확보 어려워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의 노후주택.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노후주택 증가로 리모델링 수요에 기대감을 가진 인테리어업계가 마냥 웃을 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는 추세와 다르게 노후주택 거주자들은 저소득 고령자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24일 통계청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준공 18년 이상 주택은 전국 905만가구다. 전체 주택(1712만가구)의 52.9%에 달하는 수치다. ‘28~37년(196만가구·11.4%)’, ‘38년 이상(160만가구·9.3%)’ 순으로 이어진다. 내년에는 준공 30년 이상 주택이 410만7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주택 증가추세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업체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샘뿐 아니라 현대백화점(현대리바트·현대L&C) 등이 대표적이다. 두 업체는 가구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춰 상대적으로 리모델링 수요를 확보하는데 강점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실제 한샘은 주거 인원 및 평형별로 맞춤형 공간을 판매하는 패키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현대리바트(가구)와 지난해 인수한 현대L&C(건자재)를 통해 인테리어 패키지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한샘의 리모델링 패키지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올해 1분기까지 각각 180세트, 300세트, 600세트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상품 가격은 3000만원부터 1억원을 넘는 고가로 분류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현대리바트를 통해 132㎡(약 40평) 아파트 기준 5000만원대인 세라믹타일 주방가구 ‘8100G 테라’를 출시하기도 했다.

두 업체가 고가 상품군을 강화하는 한편, 이 전략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노후주택 거주자 중 대부분은 저소득 고령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30년 이상된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중 60대 이상 비율은 78.9%에 달한다. ‘70대(27.8%)’, ‘80대(25.8%)’에 이른다. 30년 초과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중 76.4%가 월강 경상소득 200만원대 이하였다.

주요 리모델링 수요층인 40대와 50대는 준공 20년 미만 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았다. 준공 20년 이상 노후주택에서 발생할 수 수요는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도 더 이상 노후주택 증가가 리모델링 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는 주로 기업 설명회 등을 통해 노후주택 거주자가 리모델링·인테리어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면서 “하지만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소득수준까지 고려할 경우 일부 수요는 발생할 수 있어도 큰 영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수요도 소득수준이 높은 소비자가 구매하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모험보다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중요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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