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뛰어넘은 아시아나 '1.6조원' 지원책 …재무구조개선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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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뛰어넘은 아시아나 '1.6조원' 지원책 …재무구조개선 '청신호'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4.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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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채‧한도대출‧스탠바이 LC 등 방식 지원…유동성 일정 부분 해소 전망
아시아나주가, 매각 소식 이후 치솟아‥금호고속에도 브릿지론 형태 지원
산업은행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구채 매입 5000억원, 한도대출(크레딧 라인) 8000억원, 스탠바이 LC(보증한도) 3000억 등 총 1조6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채권단 대표인 KDB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매각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금호고속에도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을 지원한다. 금호그룹이 요청했던 금액보다 3배 큰 규모로 자본금이 투입되는 만큼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은 해소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구채 매입 5000억원, 한도대출(크레딧 라인) 8000억원, 스탠바이 LC(보증한도) 3000억 등 총 1조6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구채 지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영구채 5000억원을 발행하면 채권단이 이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영구채는 원금을 상환하지 않고 일정 이자만 영구히 지급하는 채권으로 주로 장기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한 경우에 발행한다. 영구채는 콜옵션을 통해 대부분 중도상환이 이뤄지지만 아시아나는 유동성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것이다.

한도대출은 마이너스통장처럼 기업이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빌려 사용할 수 있는 대출이다. 여기에 스탠바이 LC는 신용보강이 일종으로 항공사들이 항공기 도입시 이용하는 리스금융에 대한 신용보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체 신용에 의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필요한 예비적 지원인 셈이다.

이는 당초 아시아나항공이 요청했던 5000억원 보다 3배 많은 규모다. 앞서 금호그룹은 아시아나에 5000억원을 신규 지원해주고 3년 시한으로 재무구조개선 약을 재체결한 뒤에도 정상화에 실패하면 새로운 대주주를 찾는데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바 있다.

채권단의 이 같은 결정은 아시아나항공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의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그간 아시아나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규모의 자본확충만을 유일한 해법으로 지적해왔다. 채권단이든, 인수자든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채권단의 결정만으로도 아시아나를 눈독들이는 인수기업들의 재무적 부담은 한층 줄어든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아시아나의 주가는 치솟았다. 지난 12일과 1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12일보다 30%(1680원) 급등한 7280원에 거래됐다. 단 채권단으로부터 지원이 결정된 23일  오후 16시 현재 기준으로는 7720원에 거래돼고 있다. 

아울러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전제로 금호고속에 브릿지론 형태로 1300억원을 지원한다. 매각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박삼구 전 회장→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순으로 이어진다.

박 전 회장 측이 대주주인 금호고속은 금호산업의 지분 45.3%를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만약 금호고속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돼 매각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채권단은 금호고속에 1300억원을 지원해 제2금융권 대출을 갚게 할 계획이다.

특히 채권단은 박 전 회장 일가,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특별약정도 체결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무산될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을 채권단이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한다는 동반매각요청(Drag-along)과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채권단은 이달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을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아사아나항공 M&A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33.5% 매각(구주 매각)과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자회사도 일괄 매각한다. 다만 인수자가 요청할 경우 자회사 분리 매각을 협의할 수 있다.

한편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말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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