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재건 1년…기지개는 켰지만 아직도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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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재건 1년…기지개는 켰지만 아직도 ‘첩첩산중’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4.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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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선복량·신조선 발주 증가…“반등 계기 마련”
최악은 벗어났지만 호황기 실적에는 크게 못 미쳐
현대상선의 1만3100TEU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현대 스마트’호. 사진=현대상선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이 시행 1년을 맞았다. 정부는 그동안 선박 신조 발주가 증가하고, 수출입 화물 운송량과 매출이 늘어나는 등 해운업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도 호황기 실적에는 크게 미치지 못해 정상화까지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해운 매출액은 2016년 2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4조(추정)으로 약 5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도 같은 기간 46만TEU에서 52만TEU로 13% 가량 늘었다.

지난해 국적선사의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 운송량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특히 시장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 역내 컨테이너 화물 운송이 5.2% 증가했다. 아시아 역내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국적선사 적취율이 3.6%포인트(59.8%→63.4%)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정부지원으로 지난해 9월 2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 12척과 1만4000TEU 8척 등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조선사에 주문한 상태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도되면, 대형 선박을 통해 운항 비용과 연료를 절감할 수 있다.
 
현대상선은 올해 1윌 부산항 신항 4부두 운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모항 운영권을 되찾으면서 컨테이너 정기선 운항에 편중돼 있던 사업구조를 다양화하고, 하역요율을 낮춰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또 국내 선사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으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오는 10월 컨테이너 부문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는 등 자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거 한진해운·현대상선 ‘2강 체제’에서 누리던 한국 해운의 위상을 되찾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정부가 제시한 실적은 한진해운 파산 전인 2015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86% 수준이고,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절반에 못 미치는 4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이 2016∼2017년 청산되면서 나온 컨테이너선 100척과 벌크선 44척의 경우, 현대상선과 SM상선이 일부 인수했지만 핵심 자산인 1만3000TEU급 선박 9척은 덴마크의 머스크(6척)와 스위스의 MSC(3척)에 팔렸다. 한진해운이 공들여 만든 북미·유럽·호주 등 총 71개 노선도 국내 선사들이 물려받지 못한 채 청산됐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보다, 중장기 비전을 갖고 꾸준하게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글로벌 선사들이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우는 상황에서 규모가 작은 국내 기업이 각자도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선사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글로벌 해운업계는 규모 100만TEU 이상 7개 선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규모가 43만TEU, SM상선은 7만TEU 수준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매출·선복량·신조선 발주 등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호황기 실적과 비교하면 완벽히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5개년 계획’에 따라 남은 4년 동안 국내 해운업 체질을 개선해 2022년까지 해운산업 매출액을 51조원으로 늘리고, 물동량 113만TEU를 목표로 삼고 있다. 또 현재 세계 14위 수준인 현대상선을 10위권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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