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수출 감소에 원유수입 제한까지…엎친데 덮친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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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수출 감소에 원유수입 제한까지…엎친데 덮친 한국경제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4.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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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 제재, 유가 상승 불가피…화학업계 단기 충격
산업계, 원가 상승 압박 가중…국내 주요 지표 부정적 영향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미국이 한국 등 8개 국가에 한시적으로 허용한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조치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수출 하락에 따른 산업계의 신음이 깊어지는 가운데,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의 한시적 예외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출은 5월2일부터 사실상 봉쇄된다.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단기적으로 이란산 초경질유를 주원료로 사용한 석유화학업체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란산 초경질유는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 국내 석화 기업이 주로 사용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원유도입 물량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미국, 이라크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석유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이다. 미국의 이란 봉쇄 발표에 따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7%(1.70달러) 오른 6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개월간 최고가다.

최근 산유국들이 생산량 감축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이란의 원유수출 금지로 인해 공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유가가 상승하면 수입 금액이 늘고, 원가 상승으로 인해 수출산업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경상수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반도체 시장 악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경제에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

국내 산업계는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선과 철강산업이 유가 상승에 따른 훈풍이 불 수 있지만, 화학·항공 등의 업종은 유가 상승에 부담이 크게 작용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6%,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25%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가가 10% 상승하면 석유제품 제조원가는 7.5%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며, 반도체·전자·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도 원가 상승 압력이 0.1~0.4% 가량 발생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이날 김용래 차관보 주재로 석유화학업계와 수출 지원 유관기관 등이 참석, 이란 제재에 대한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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