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재에 날개 꺾인 진에어, 中 운수권도 놓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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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재에 날개 꺾인 진에어, 中 운수권도 놓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4.22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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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9개월째 신규 노선 취항 및 새 항공기 도입 중단
올해 초 몽골·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 기회 박탈
내달 운수권 배분 앞둔 중국 노선 역시 배제 될 가능성 ↑
진에어 B777-200ER 항공기. 사진=진에어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토교통부의 제재가 벌써 9개월째 이어지면서 진에어의 외형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초 진행된 몽골과 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에 참여하지 못한 진에어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향후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마저 놓칠 위기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최근 국토부에 중국 노선 운수권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민 전 부사장의 ‘물컵 갑질’과 불법등기 이사 논란으로 지난해 8월부터 신규 노선 취항(부정기 운항 포함)과 새 항공기 도입에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지난 2월 말 진행된 몽골, 싱가포르 노선 운수권 배분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당시 진에어의 신청 서류를 형식적으로 접수만 받고, 경쟁 프리젠테이션(PT) 등 이후 공식 절차에서는 아예 제외시켰다.

이번 중국노선 운수권 배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진에어는 앞서 열린 한·중 항공회담에 참석요청 공문조차 받지 못했다. 당시 항공회담에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국내 LCC 5개사가 모두 참석했다. 또 진에어만 중국 노선 운수권 배분과 관련한 경쟁 PT공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중국이 향후 LCC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황금노선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인천~베이징 노선의 경우, 성수기 탑승률이 95%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9월 말 개항을 앞둔 베이징 신공항은 개항 초 연간 여객 수송량이 4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번 운수권 증대로 확대될 중국노선 시장은 약 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경쟁사인 제주항공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진에어는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신규 항공기를 1대 밖에 도입하지 못했다. 국토부의 제재로 신규 항공기 등록이 제한되면서 신규 기종의 도입이 계속 지연되는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신규 항공기 9대를 도입, 현재 총 40대를 운용하고 있다. 진에어가 2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는 것과 비교하면 무려 14대 차이가 난다.

특히 지난 2월 말 싱가포르 노선 배분에 성공한 제주항공은 7월4일부터 주 4회 일정으로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항을 앞두고 있다. 이번 중국 운수권 확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은 “항공업계가 일련의 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에도, 제주항공 만큼은 본업에 충실하며 1위 LCC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중국 운수권 확보에 있어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내다봤다.

진에어 노동조합은 최근 국토부 장관에게 보내는 진에어 노조의 공개서한’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회사의 제재 철회와 중국 운수권 배분 참여를 요구한 상태다. 

노조는 “운수권은 항공사의 핵심 자산이며, 미래의 성장을 결정짓는 필수 요건”이라며 “항공산업의 경쟁력있는 발전을 위해 이번 운수권 배분은 전 항공사가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여전히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어 제재가 언제쯤 풀릴지는 미지수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물을 갖고 온다면 ‘사업면허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영문화 개선 과제를 모두 이행한 진에어가 제재해제를 위해 주기적으로 국토부와 논의하고 있지만, 진전은 없는 상태”라며 “전적으로 국토부의 권한이라 제재 시점에 대해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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