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총선철 국회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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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총선철 국회 사용법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4.22 14: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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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올해 들어 1~2월 공전하던 국회가 3월 임시국회에서 미세먼지법 등을 통과하며 일 좀 하나 했더니 4월 다시 여야가 대치하면서 임시국회 의사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내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4월 15일이다. 정권 재창출 또는 탈환의 성패가 갈리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국회는 팽팽한 기싸움 중이다.

여야4당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 막바지에 이르렀고, 한국당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4월 임시국회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얼마로 인상해야 할지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활동 중지 상태고, 주52시간 근로시간을 위반하는 사업장은 단속을 받진 않지만 신고는 당한다. 물론 정권 창출이 최대의 목표인 정치권력이기 때문에 여야가 정쟁으로 티격태격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유권자가 '국회의원들 또 일 안하고 싸우네' 하고 기사 댓글만 남긴다면 달라지는 건 없다. 국회가 총선 모드에 돌입했듯 그들을 뽑는 우리도 본격적으로 유권자 모드에 들어가야 한다. 

가장 먼저 뭘 해야 할까. 정치에 문외한이고 포털 메인에 걸리는 뉴스 하나둘 읽는 게 전부였던 시절, 각 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인지, 국정감사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했다고 하는데 상임위가 뭔지도 몰랐던 때가 있었다. 그땐 국회의원 선거 전 받아보는 수십 장의 선거 홍보물들이 피부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나마 살아온 궤적을 나타내주는 빽빽이 적힌 후보들의 경력과 주요 공약을 보고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소극적으로 걸렀다. 국회에 출입하는 지금은 카메라 밖 의원들의 됨됨이, 성품도 본다.

생업에 종사하느라 판단 기준을 의지해야 할 곳이 뉴스밖에 없는 유권자들에게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이나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홈페이지를 추천 드린다. 우리 국회는 상임위 중심주의라 국회 입법은 17개 상임위 소위원회, 상임위 전체회의, 법사위 등의 절차를 거쳐 본회의까지 이어진다. 물론 여전히 중점 처리 법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각 당 지도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지만 상임위 소속 위원들 역할이 크다. 소중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상임위 전체회의 동영상은 의원들 발언별로 표시도 해뒀다. 내 지역구 의원이 상임위원회 어디 소속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그 상임위에서 어떤 법안들을 발의했는지 동영상을 보며 알아보자. 여야 의원들이 상대 당의 터무니없는 공격과 시비를 어떻게 인내해내는지 성품까지 확인할 수 있는 건 덤이다. 오락 프로보다 재밌고 유익하다고 장담한다. 특히 의원들이 어떤 법안을 밀어붙이는지도 볼 수 있지만 어떤 법안에 반대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국회 홈페이지에서 '의원활동-의원실행사'탭을 누르면 각 의원실에서 주최해 여는 세미나나 토론회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지역구 의원이나 관심 있는 비례대표가 어떤 현안에 집중하고 있는지, '열일'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회 홈페이지에는 의원실에서 국민 세금으로 제작하는 토론회·세미나 자료집을 따로 모아놓은 섹션이 없다. 이런 점도 국회 소통마당에 개선을 요구해야 할 사안이다. 국회의원들도 물밑 총선 준비에 바쁘지만 우리도 부지런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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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1 13:39:13
기자님. 공약집만 줄창 팠었는데 선택의 방향성 제안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매우 참고하겠습니다